
같은 말도 상대방 기분 좋게
감동 있으면 고객 마음 열 수 있어
소소하지만 다양한 성공 사례
몇 살 같으냐는 젊게 봐달라는 말
굳이 높게 얘기할 필요 없어
좋은 언어습관으로 모두가 내편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여러분이 여름내 지쳐있던 피부를 건강하게 회복해서 동안(童顔)으로 사느냐, 아니면 그대로 방치해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이는 모습으로 사느냐를 결정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지하철 한쪽에서 들려오는 중소기업 제품 세일즈맨의 한마디에 사람들이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더 크고 신나는 소리로 외친다.
“피부는 가꾸기에 따라 10년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 그러나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여러분을 10년씩 젊게 해드리려고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자리에 왔으니까요. 여러분들은 2000원에 10년의 젊음을 되돌려 받게 되는 것에 적극 호응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일즈맨은 오이 1개와 오이를 얇게 돌려 깎는 ‘미용기’를 꺼낸 후 손님들 손등에 즉석에서 깎아낸 오이를 붙이고 다녔다. 상큼한 오이 냄새가 지하철 곳곳에 퍼지지 시작했다. 재미와 작은 체험을 통해 그 남자는 순식간에 가방의 제품을 모두 팔았다.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고 감동을 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면, 고객의 마음을 여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저희 포장마차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의 마음에 보답하고자 제가 내는 돌발퀴즈를 알아맞힌 분들께는 세탁기를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개가 사람을 가르친다’를 4글자로 뭐라 할까요?” 들었던 넌센스 퀴즈라서 손을 들고 “개인지도”라고 답했더니 “맞습니다. 야! 세탁기 가지고 나와!”라고 안에다 외치는 것이었다. 속으로 “뭘 그깟 일에 세탁기까지…” 했는데 가지고 나온 것은 세탁기가 아닌 빨래판이었다. “왜? 빨래판을 주냐”고 따지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이러니 매출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처칠은 “입에 발린 첫마디는 공허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 공허한 한마디가 필요할 때가 있다. 직설적으로 말해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에게 그걸 월급이라고? 꼴에 남자라고…” 자존심을 건드리니 싸움이 일어난다.
아내가 남편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당신은 TV 밖에 모르지. 당신이 잘하는 게 도대체 뭐가 있어?” 자칫 큰 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에서, 남편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딱 하나 잘 한 거 있지”아내가 궁금한 듯 “도대체 그게 뭔데? ”하고 물으니, “당신과 결혼한 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지방을 다녀오느라 몹시도 피곤했던 오늘 단골 옷 매장 매니저가 문자를 보내왔다. “고객님 오늘 날씨 많이 더웠죠? 그 더위를 한방에 날려 주셨을 고객님의 유머가 문득 생각나서 문자 올립니다. 그 유머에 커피 한잔 곁들여 놓을 테니 신상 구경 오세요. 오늘부터 20% 세일합니다. 딱 고객님의 스타일 옷만 나왔네요.”
내가 그곳만 찾는 이유가 바로 이런 말 때문이다. “동쪽에서 뜨는 해는 동해, 서쪽에서 뜨는 해는 서해입니다. 그렇다면 저희 백화점에서 뜨는 해는 무슨 해 일까요? 바로 고객님을 사랑해입니다.” 백화점내 방송으로 들려오는 멘트에 “뭐야 유치하게”라면서도 고객의 입가엔 웃음기가 번진다.
몇 살로 보이냐고 묻는 의도는 나이보다 젊게 봐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50세로 보여도 “45세” 하면 기분이 좋을 텐데 꼭 “60세”하며 상대의 염장을 지르는 사람들이 있다. 좋게 얘기한다고 돈이 들지도 않는데.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밥 먹을래? 안 먹을래?” 하면 “안 먹을래” 하지만 “밥 먹을래? 빵 먹을래?” 하면 빵이라도 먹는다. 남편이나 아내에게 “나, 사랑해 안 사랑해?” 묻지 말고 “하늘만큼 사랑해 아니면 땅만큼 사랑해?”라고 물어보라. 어느 것이든 사랑한다는 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하는 말이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지 아니면 언짢게 하는 것은 아닌지 언어 습관을 한번쯤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즐겨 쓰는 말을 들어보면 그 사람이 긍정적인 사람인지 부정적인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이왕이면 좋은 언어습관으로 고객 또는 동료들을 내편으로 만들고 가정에서도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