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소극적 대응속 곳곳서 파괴
당국 소극적 대응속 곳곳서 파괴
  • 고창일 기자
  • 승인 200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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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들어설 예정…지하수오염 위협

안덕면 곶자왈에 이어 교래리 곶자왈이 훼손에 직면하면서 제주도 당국의 '곶자왈을 보호하겠다'는 구호가 시험대에 올랐다.
도 당국은 '곶자왈을 지켜야한다'는 원칙론에는 공감하면서도 선뜻 막아서지는 않는 실정이다.
도 관계자는 "종전 경제적 측면을 강조하는 개발정책이 진행되면서 기존 개발승인된 사업들이 상당수 곶자왈을 포함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미 개발승인을 해준 사업에 대해 제주도가 다시 사업을 철회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골프장내에 신축중이거나 계획중인 숙박시설에 대해서도 도는 '안된다'고 자르기보다는 규모를 줄이도록 권고하는 소극적인 환경 지킴이에 만족하는 형편이다.
이에 도내 환경단체들은 제주특별자치도법에 '환경보전 강화'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외자유치와 연결되는 개발, 제주도가 간직해야할 자연환경 사이에서 제주도는 얼른 방향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만들어질 특별자치도법을 주시해야하는 배경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사업지구 현황

제주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한라산리조트 사업예정부지 주변은 샘이오름, 꾀꼬리오름, 민오름, 바늘오름 등 여러개의 오름이 분포하고 있으며 녹지아연도 7등급인 낙엽활엽수림이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투수성지질구조를 가진 곶자왈이 사업예정부지의 38.29%로 대규모 훼손을 불가피한 것으로 여겼다.
또한 사업예정부지는 지하수 2등급지가 전체 부지의 76%에 달하는 제주 지하수 함양지대일 뿐 아니라 멸종위기 야생식물 Ⅱ급인 으름난초가 자생하고 있고 희귀식물인 골고사리, 말나리, 백량금, 사철난, 새우난초, 금새우란, 한라돌쩌귀 등이 분포하고 있다.

친환경 골프장 개발 가능하나.

개발업체측은 화학농약 사용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 등의 피해를 방지한다면서 무공해 친환경 골프장을 건설한다는 목표아래 그린, 티 지역에 비닐시트. 활성탄 사용을 배제했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매년 670kg의 농약을 사용하겠다고 제시했으며 국내에서 100% 미생물제제를 이용, 잔디를 관리하는 골프장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도내 골프장의 경우 미생물제제 농약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골프장도 전체 농약사용량의 20~30%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이에 대해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토양오염 시설을 갖추지 않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도내 골프장의 그린키퍼에 의하면 현재 제품화된 미생물제 농약은 도 지역특성에 맞지 않다고 진단했다"며 개발업체의 발상이 무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환경단체는 "사업자가 이러한 계획을 들먹인 것은 곶자왈 지역의 보전과 골프장의 친환경적 관리보다는 차수막. 흡착제 시설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대규모 산림훼손 불 보듯.

지하수 2등급지 개발규모는 35만평 48.8%를 비롯해 생태계 3등급지 개발 13만평 28.3%, 곶자왈개발면적 8만평 등으로 이 지역 산림이 배겨나지 못할 것으로 환경단체는 진단했다.
여기에 곶자왈지역에 위치할 예정인 사파리부지에 축산분뇨로 인한 지하수오염 차단 차원에서 차수막을 설치하겠다고 업체측이 밝혔지만 이는 빗물의 지하수 함양을 막는 결과를 초래, 역기능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하수 과다사용

환경영향평가서의 1일 물사용 계획은 7262t.
생활용수 3085t, 관개용수 2895t, 조경용수 1270t, 사파리 11.7t 등을 포함하고 있다.
업체측이 요구하는 지하수 개발량은 하루 3334t으로 지하수 관정 8개공을 개발해야 한다.
이는 지난해 지하수다량사용 1위 업체의 1.5배에 달하는 수준이고 최근 재릉관광지구의 18홀 골프장의 하루 500t에 비하면 너무 과다한 사업계획으로 평가됐다.
환경단체들은 숙박시설 건설규모의 타당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개발업체측은 2011년 제주도 관광객수를 992만9000명으로 잡고 숙박시설을 계획했지만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 의하면 2011년 예상 관광객수는 655만7000명으로 과다한 숙박시설은 주변 지역주민들이 운영하는 펜션, 민박 등에 영향을 끼친다고 내다봤다.
환경단체들은 "이 개발사업은 사업부지의 생태계 및 지하수자원보전에 악영향이 크다"고 전제한 후 곶자왈지역의 원형보전과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골프장 건설계획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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