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여성안전사업 부실 운영 논란
아동·여성안전사업 부실 운영 논란
  • 고상현 기자
  • 승인 201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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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여성상담소 직원들 신고현장 위치 몰라
긴급상황 발생시 보호 ‘막막’…대책마련 시급
▲ 제주시 동양여관 인근 18번 구역에 설치된 ‘아동·여성 안전지역’ 표시판. 기자가 직접 전화해 본 결과 상담 직원은 해당 위치를 몰랐다.

속보=얼마 전에 발생한 20대 여성 피습 사건으로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공중화장실 등 제주 지역 곳곳에서 범죄 예방에 빈틈이 많다는 지적(본지 8월 10일자 4면, 본지 8월 11일자 4면 보도)과 함께 제주시 원도심 일대에 설치된 ‘아동·여성 안전지역’도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제주여성상담소에서 운영하는 해당 사업은 제주시 삼도2동 무근성(방삿길) 일대에 있는 전신주나 가로등에 숫자로 위치를 표시해 위급 상황 시 사람들이 경찰이나 상담소에 신속하게 위치를 알려 보호받을 수 있게 하려고 마련됐다. 숫자로 큼지막하게 위치 표시가 돼 있는 표지판마다 여성상담소·경찰 전화번호와 함께 ‘이 번호는 현재 당신의 위치입니다. 위험 시 위 번호를 알려 주세요’라고 적혀져 있다.

하지만 지난 8일 오후 10시께 제주시 동양여관 인근 18번 구역에서 기자가 직접 상담소 연락처로 전화한 결과 상담 직원은 해당 위치를 몰랐다. 취재 결과 상담 직원들 대부분이 ‘아동·여성 안전 지역’ 사업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중앙지구대에도 같은 구역에서 전화해 본 결과 담당 경찰은 해당 위치를 모르고 있었다. 본 사업 취지와 다르게 긴급한 상황 시 사람들이 신속하게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또 상담소로 전화할 경우 제주도에서 운영 중인 ‘비상벨’의 응답 대기시간인 평균 6초와 비교해 통화 대기음이 2배(12초) 이상이나 걸려 긴급한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 너무 길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해당 사업의 존재도 모르는 시민들도 많았다. 인근에 사는 박모(23·여)씨와 김모(46·여)씨는 “지금껏 이곳에 범죄 예방을 위해 위치 표시판이 설치됐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여성상담소 관계자는 “지적된 사항에 대해 공감하고 이른 시일 내로 상담사들에게 위치 파악 교육을 하는 등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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