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책 없으면 오름 훼손 불가피
가치 공감 공원 지정 찬성 많아
제주도 전역에 360여개의 오름이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가히 제주를 대표하는 환경자원이다. 오름은 한라산·중산간·해안지대와 바다를 잇는 생태·경관 포인트로서 제주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오름은 그다지 높지 않고, 크지도 않지만 초가지붕처럼 부드러운 곡선이 서로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오름은 자연과 함께 살아온 제주인의 삶의 모습과도 닮았다.
오름의 가치는 다양하지만 그 경중을 얘기하기 어렵다. 경관적 가치를 비롯, 지형지질적 가치·식물생태적 가치·산림자원적 가치·생태관광적 가치들이 있다.
제주도민의 삶과 관련된 인문적 가치는 오름의 가치에 가치를 더한다. 오름에는 본향단·포제단이 있고 백중제를 지내는 공간이었다. 또한 고분·사찰, 몽고와 삼별초, 봉수대, 일제 강점기 군사시설, 4·3과 관련된 역사 유적 등 시대를 따라 제주의 역사와 삶의 이야기를 축적해 왔다.
오름의 가치를 보전·관리하기 위한 노력들도 많았다. 제주자치도특별법은 절·상대보전지역, 관리보전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며 개발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그 밖에도 자연환경보전법을 비롯하여 10여 개의 법률로 보호·관리되고 있다. 개별 법령이 정하는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오름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기보다 부분적으로 관리되는 점은 아쉬운 일이다.
오름은 많은 도민과 관광객이 선호하는 탐방 명소다. 도민들은 오름의 가치에도 격하게 공감하는 모습이다.
오름 탐방 경험이 있는 도민 2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름의 가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이 82.1%(보통 16.7%·중요하지 않음 1.2%)에 달했다. 오름 탐방은 주로 친구·가족·직장 동료들과 함께 이뤄지고 있다. 자연과 함께 나누는 소통의 기회는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마저 날려 버린다.
오름 탐방은 주말이나 공휴일에 집중되고 있다(탐방객의 91.8%). 오름의 보전·관리 실태는 다소 미흡하다고 지적했다(보통 48.4%, 안되고 있음 29.5%, 잘되고 있음 22.1%). 현재와 같이 관리한다면 장기적으로 오름은 크게 훼손될 것으로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훼손될 것임 68.9%, 보통 23.3%, 잘 보전될 것임 7.8%).
설문조사 결과는 탐방객 증가와 집중탐방에 대한 대책, 오름의 훼손 방지, 오름 주변의 개발 제한 등 보전과 이용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지혜를 모아 현명하게 관리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오름을 보전·관리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오름은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지만 그 주변을 함께 관리하지 못하여 섬처럼 고립되는 생태계 단절이 확대되고 있다.
사유재산권을 제한하면서 그 공익적 가치를 무상으로 향유하는 것도 함께 풀어야 한다. 환경자산을 가장 가까이에 있는 마을이나 주민들조차 활용할 수 없다는 점도 그대로 둘 수 없다. 오름의 보전·관리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도 확대해야 한다.
오름 탐방객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오름을 그 주변지역과 함께 보전하면서 환경친화적으로 이용하고, 그 가치를 공유화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도립공원은 자연공원법에서 정하고 있는 자연공원이다. ‘오름도립공원’은 현재 오름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보전과 이용의 조화를 이루면서 그 가치를 마을과 지역주민들이 향유할 수 있게 하는 대안이다.
오름도립공원 지정에 대해 도민의 58.5%는 찬성하고 41.5%는 반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오름을 보다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관점은 똑같다.
사람에게는 오름의 가치가 다르게 보일지라도 자연의 입장에서는 모두 다 소중하고, 있어야 할 곳에 그대로 있어야 최상이다. 오름도립공원은 청정과 공존의 제주미래가치를 실현하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Natural Park Jeju(자연공원 제주)’를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