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용출시험법’ 각종 유해물질 검사대상 제외

학교 우레탄에서는 조사 대상의 절반 이상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는데 제주지역 어린이공원 바닥재 정기검사에서는 검출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유가 뭘까.
얼마 전 제주시청 인터넷신문고에 한 시민이 글을 올렸다. 학교 우레탄 트랙에서 유해물질이 나왔다는 보도를 접한 뒤 이와 비슷한 놀이터 바닥은 안전한 지 궁금해졌다는 것이다.
담당부서인 제주시 공원녹지과는 ‘바닥재 검사는 전문기관인 대한산업안전협회가 맡으며 민원인이 살고 있는 놀이터는 2015년 6월 정기검사에서 적격판정을 받았다’고 답했다.
답변을 들은 민원인은 이제 동네 놀이터가 안전하다고 믿으면 되는 걸까.
본 지 취재 결과 어린이공원 바닥재 중금속 검사는 학교 우레탄 검사보다 느슨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산업안전협회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학교 우레탄은 제품관리기준인 한국산업규격(KS) 개정으로 2014년 8월부터 용출시험법에서 총함량시험법으로 중금속 검사 방식이 바뀌었다.
즉 예전에는 시료를 물에 담가 물에 용출된 중금속 수치를 조사했다면 지금은 시료를 불에 녹여 조사한다. 불에 녹이는 총함량시험법에서 더 많은 중금속이 검출된다.
반면 어린이공원 고무바닥재에는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근거한 ‘어린이놀이시설의 시설기준 및 기술기준 고시’에 따라 완구시험기준과 동일한 용출시험법이 적용되고 있다.
놀이터 바닥재의 경우 현행 검사 항목에서 고무바닥재를 말랑말랑하게 성형하는 과정에 쓰이는 프탈레이트도 빠져 있다.
프탈레이트는 아이들의 뇌 성장 발달에 악영향을 끼치는데 특히 다른 중금속과 달리 피부를 통해 체내에 들어갈 수 있어 더 위험한 물질로 알려졌다. 프탈레이트와 더불어 발암성이 높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도 검사 항목에서 제외돼 있다.
때문에 어린이공원 바닥재의 경우 학교 우레탄 보다 엉성한 검사방식이 적용되고 있으므로, 앞서 제주시 관계자의 답변처럼 ‘정기검사에서 합격했다고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대한산업안전협회 한 관계자는 11일 본 지와의 통화에서 “용출법은 우레탄에 적용되는 총함량시험법보다 중금속 검출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며 “아이들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더 깐깐한 시험방법이 더 폭넓은 항목에 대해 더 정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