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롬주’ 미스터리
돼지열병 ‘롬주’ 미스터리
  • 박민호 기자
  • 승인 201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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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않는 제주선 발견돼선 안되나 ‘원인균’ 가능성
열병돼지 비확인·비확산 이유 ‘롬주’빼고 설명 불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가 제주돼지열병 발생에 따른 감염돼지 여부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돼지열병이 확산되지 않은 것과 관련, 질본은 “이번 건은 굉장히 드문 경우로, 해당 농장 돼지들이 롬주(백신항체)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질본의 이 같은 주장에 그동안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을 유지하던 제주의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앞서 제주는 지난 1999년 12월 18일 돼지열병 ‘청정지역’임을 대외적으로 선언, 백신접종 등을 하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6월 28일 한림읍 금악리 한 농장에서 돼지열병 야외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38일 만인 지난 4일 돼지열병이 추가 확산하지 않고 조기 종식되면서 제주는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대내외에 알렸다.

제주에 ‘롬주’가 있다?

백신에 의한 항원·항체인 ‘롬주’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제주에선 발견돼선 안 된다.

질본은 이번 돼지열병 사태에도 제주지역 농가에서 고열, 폐사 등 임상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도내 돼지들이 ‘롬주’를 갖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일종의 예방접종과 같은 개념으로 제주돼지에서 ‘롬주’가 발견됐다는 것은 ‘백신 접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야외바이러스가 발생하더라도 ‘롬주’의 영향으로 질병 현상이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롬주’ 어떤 경로로 유입됐나.

정부와 제주도는 지난 2004년 돼지열병 바이러스에 오염된 사료와 2014년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혼합된 돼지 단독병 예방백신에 의해 유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제주도가 조사한 결과 2004년 47곳, 2014년 20곳, 지난해 22곳의 농장에서 백신 항원 항체가 발견됐고, 올해에도 16곳 농가(돼지열병 발생 농장 포함)에서 발견됐다.

유입 이후 점차 줄어들고는 있지만 사실상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도내 곳곳에 퍼져있다는 증거다.

돼지열병 확산 ‘롬주’가 막았나.

역설적으로 이번 돼지열병 사태는 제주에서 발견돼선 안 되는 ‘롬주’가 추가 확산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번에 발생한 야외바이러스가 만성형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치명적이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정부와 제주도는 발생 농장 돼지들이 이미 ‘롬주’에 감염돼 있었기 때문에 야외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는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청정지역’ 유지 문제없나.

일단 제주도는 ‘롬주’ 감염은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청정지역’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2014년 백신 유입은 ‘사고’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질병(금악리 돼지열병)과는 별도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현재 항체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농장수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질본의 설명은 달랐다. 질본 관계자는 “‘청정 지역’ 유지를 위해선 ‘롬주’에 감염된 돼지는 모두 도외로 반출시키거나 살 처분 조치를 취해 청정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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