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자 따른 오차는 당연…사고 등 예방 힘들어

최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반도 남쪽에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덥고 습한 공기를 몰고 오면서 대기 불안정에 따른 낙뢰에 따른 피해 우려도 고조되는 가운데 제주기상청 내 이를 관측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낙뢰를 경험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기상청이 발행한 낙뢰연보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10년간 발생한 평균 낙뢰횟수는 14만969건이며, 주로 여름철에 집중된다. 이는 폭염, 장마 등으로 대기가 불안정한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실제 2014년의 경우 전체 낙뢰의 약 89%가, 2015년에는 약 83%가 6·7·8월에 집중됐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낙뢰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국 21개소(제주 2개소 포함)에 낙뢰관측장비를 설치·운영 중이다.
낙뢰관측장비는 센서로부터 낙뢰가 발생한 위치와 방향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관측장비에서 멀어질수록 탐측효율은 떨어진다. 내륙과 해안에서 90% 이상의 탐측효율을 가지고 있지만 장비의 탐측효율은 대기의 상태, 센서와 낙뢰 간의 거리, 주변 관측환경 등에 따라다소 차이가 있다.
낙뢰를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와 100% 감지되는 경우를 구분하기는 어렵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때문에 기상청은 목측관측을 통해 낙뢰 발생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목측관측은 사람(관측자)이 낙뢰발생에 대한 기상현상을 관측하는 방법으로, 관측자에 따라 발생 횟수와 범위 가 달라질 수 있어 신뢰를 담보하기 어렵다.
제주 기상청 소속 관측자는 모두 4명으로 이들은 24시간 낙뢰 관측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서귀포·고산 기상대 등에는 관측자가 없어 이들 지역에선 낙뢰 관측 장비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2일 밤부터 3일 새벽 사이 제주시 밤하늘에서 수~수십 차례 번개가 관측됐지만 기상청의 발표한 공식적인 낙뢰는 단 한건도 없다.
제주기상청 관계자는 “번개가 발생했다고 해서 낙뢰가 발생했거나 발생하지 않았다고 장담할 순 없다”며 “관측자가 최종 확인한 것만 낙뢰로 인정하기 때문에 어젯밤~새벽사이 제주지역 공식적인 낙뢰는 없다”고 말했다.
언제 발생할지 모를 낙뢰현상을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6월 한림읍의 한 농업용 창고에서 낙뢰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했고, 2013년 7월27일에는 하루에만 7건의 낙뢰 의심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2006년에는 애월읍 신엄리 앞 해상에서 해녀 3명이 낙뢰를 맞아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있다. 때문에 이 같은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낙뢰 관측 인력 및 장비 보강이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