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립미술관(관장 김연숙)이 5일부터 오는 10월 30일까지 ‘고국의 품에 안긴 거장, 변월룡’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천재화가 변월룡(1916~1990)의 대규모 회고전으로 회화, 드로잉, 판화 등 220여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변월룡은 유랑촌에서 태어났지만 그림에 있어서는 주위로부터 천부적 재능을 인정받았다. 미술학교를 진학하며 화가의 길을 걸은 그는 이민족의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타고난 천재적 자질과 부단한 노력으로 러시아 최대·최고의 예술대학인 레핀미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정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특히 변월룡은 죽을 때까지 자신의 그림에 한글을 새겨 넣었다고 한다. 본인의 무덤비석에도 한글 이름을 새겨 넣으라는 유언을 남긴 점 등을 통해 평생을 소련 땅에서 살면서도 자신이 한국인임을 한시도 잊은 적 없는 화가라고 평가할 만 하다.
하지만 변월룡은 러시아 미술계의 거장으로 존경과 인정을 받았지만, 너무나 사랑했던 조국으로부터는 귀화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북한으로부터는 배척, 남한에서는 존재조차 알지 못하며 소외를 받았다.
이에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고국에서는 알려지지 않던 변월룡 전생애가 녹아있는 그의 작품들은 민족과 고국에 대해 다시 짚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조국에 편입되지 못하고 변방인으로 살았던 작가의 삶이 녹아든 작품을 통해 잊혀진 우리를 찾는 여정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전시 개막일인 5일 오후 3시에는 ‘우리가 잃어버린 천재화가, 변월룡’의 저자인 미술평론가 문영대 박사의 ‘거장 변월룡’에 대한 작품설명도 진행된다. (문의=064-710-4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