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높았던 제주아트센터 연습실 제구실 못해
예술단원 떠난 후 빈 공간 활용방안 여전히 ‘감감’

지난 2010년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높이기 위해 예산 314억 원(국비20억·지방비 294억)을 투입해 제주아트센터가 개관했다.
개관 당시 제주 최대 규모의 공연예술 전문공연장으로 건립된 제주아트센터는 도내 예술인들의 창작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문화예술 진흥은 물론 공연예술 육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개관 이후부터 지하 2층에 제주교향악단과 제주합창단, 제주예술단 사무실이 상주해 연습실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었던 상근 연습실에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피는 등 부실공사 논란이 일었고, 연습실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예술단원들의 지적에 따라 결국 완공 2년 만에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다.
한 예술단원은 “24시간 제습기를 가동했지만 퀴퀴한 냄새는 이어졌고, 연습실 천장은 곰팡이 흔적들로 불쾌함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 단원들의 건강도 나빠졌다”며 “특히 천정을 관통하는 냉·난방기 소음으로 연습에 지장을 주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연습실을 이전해 달라는 단원들의 요구로 제주시는 사업비 5억 원을 추가로 투입, 제주예술단 연습실과 사무실을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옛 제주농업기술센터로 옮겼다.
제주지역 문화·예술 공연의 요람으로써 연습과 공연이 한 곳에서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아트센터를 건립했지만, 결국 부실공사에 따른 문제로 별도의 연습실을 마련해야 했던 것이다.
이는 예술단원들을 배려치 않은 부적절한 설계와 공간배치에 따른 것으로 입주 전부터 예견된 일이라는 게 예술계의 시각이다.
김변철 제주합창단 노조위원장은 “호흡으로 노래하고 악기를 부는 사람들인데 지하 2층에 연습실을 만든 것은 배려가 없었던 것”이라며 “대표 공연장 내에 연습실이 있으면 보기도 좋고 당연히 맞는 것이지만, 환경이 안 좋은데 그곳에 있을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에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지하에서 단원 120여명이 상주하도록 지하 연습실을 설계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예술단원들이 떠난 후 해당 공간은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여전히 빈 공간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향후 공간 활용을 위해서라도 부실 설계·시공·감리에 대한 명확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당국의 소극적인 태도록 활용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음산한 빈 공간으로 남아있다.
제주아트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센터 내에서 공연을 하는 예술단체가 가끔씩 지하 공간을 사용했을 뿐 공간이 제대로 이용됐던 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아트센터 관계자는 “당시 예산이 부족했다. 때문에 몇 차례 설계 변경이 있었고, 연습실을 지하에 배치하게 된 것”이라며 “연습실을 옮기고 난 이후에는 몇차례 보수가 진행됐지만 상시 사용했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