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또 다시 아스팔트 위로 나왔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과 강정마을의 평화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알리기 위해서다.
강정마을회와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1일 오전 9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6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의 시작을 알렸다.
조경철 강정마을회장은 “해군은 강정마을에 34억5000만원 상당의 구상권을 청구하고, 제2차 구상권을 청구하려 하고 있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정부가 사업비가 더 들어간다고 해서 국민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것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김정애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대표는 “제주해군기지의 정문을 보면 민군복합항이라고 볼 수 없는데 이는 한 편의 사기극”이라며 “이제는 이 땅에서 평화적인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 당장 평화 협정을 체결해 제주에도 평화가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갈등을 일으킨 주범이 피해자인 강정마을 주민에게 화해의 악수를 청하며 등 뒤로는 칼을 꽂은 것”이라며 “연행되고 구속되고 두드려 맞는 것도 모자라 재산까지 뺏길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한편, ‘평화와 고치글라’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대행진에는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를 비롯해 밀양 송전탑 지역 주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세월호 유가족, 일본·미국·필리핀 등 해외 평화활동가 등도 참여했다.
이들은 동진과 서진으로 나뉘어 5박 6일간 도보로 제주도 전역을 순회한 뒤 오는 6일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다시 모이게 된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6시 ‘평화야 고치글라’ 범국민 평화제를 끝으로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의 대장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