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선원 없이 항해 가능할까”
“선장·선원 없이 항해 가능할까”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6.07.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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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잘못된 문화 정책 ① 제주종합문화예술센터
TF팀 기획자 계약 만료…총괄기획자 이미 ‘공석’
전문가 채용하고도 ‘직제’ 얽매여 개관 ‘지지부진’

[편집자주] 제주에 문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도심재생, 청년, 이주정책 등 언제 어디서든 행정 관료들의 인사말에 문화가 필수 아이템이 됐다. 하지만 예술인들을 대하는 문화정책들은 매번 마찰이 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되풀이 되고 있는 제주행정의 잘못된 문화 접근 방법을 짚어본다. 

제주종합문화예술센터 TF팀 인력 구성이 파행을 빚고 있다. 옛 제주대병원을 활용해 지역민들과 예술의 장을 도모하려던 제주종합문화예술센터 TF팀은 이달 1일자부터 기획자 모두가 빠진 채 운영된다.

문화예술 콘텐츠 및 공간 기획 업무 등을 맡기 위해 지난해 채용 된 총괄기획자와 프로젝트 매니저 2명은 지난 6월 24일과 지난 달 28일로 각각 계약이 만료돼 제주를 떠났다. TF팀을 이끌어 가야 할 선장과 선원이 없어진 셈이다.

이로써 TF팀에는 그동안 행정 업무만 맡아왔던 제주문화예술재단 소속 팀장만 남아 개관 전까지 센터 운영계획을 수립한다. TF팀 관계자는 최근 행정 실무자들로 구성된 ‘운영TF팀’을 별도 구성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민간 예술인들과 지역민들을 끌어들여 문화 공간 중심의 개편을 추진한다는 애초 취지와는 반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 제주종합문화예술센터(가칭)가 조성될 옛 제주대학교 병원 전경.

그동안 TF팀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잘못된 직제가 ‘불씨’였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전국 공모로 문화예술분야 전문가를 채용하고도 그들이 한시적으로 고용된 계약직이기 때문에 전문가로서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분리된 직제를 운영하지 않았던 것이다.

TF팀 기획자들에 따르면 실제로 이들은 재단 산하 TF팀장 밑인 계약직 사원으로 분류돼 기획에 대한 독립권을 보장받지 못했다. 계약 당시 이들은 이러한 직제로 발생할 어려움을 우려했지만, 재단 측으로부터 센터 사업 기획에 대한 업무를 전임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계약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모든 업무를 추진함에 있어 재단의 행정적 결제와 업무처리 보고 등을 거쳐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센터 공사도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기간이 당초 3월(개관 일까지)까지였던 기획자들은 재단과 제주도의 침묵으로 본인들의 거취 여부와 센터 운영에 대한 상황을 확인 할 수 없게 되자 총괄기획자는 사직서를 제출하며 불만을 제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제주도와의 협의로 첫 계약 일부터 1년까지 계약기간을 연장, 추후 재계약이 없을 시 후임자에게 인수인계 등을 해주고 업무를 마치는 것으로 논의됐다. 하지만 추가 채용은 진행되지 않았다.

TF팀장은 “내가 실무자이긴 하지만 이들의 업무능력 평가 및 채용 여부와 관련해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며 “계약기간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그만 두는 것이 ‘계약직’이고, 기본 공간 계획은 나왔기 때문에 공간을 어떻게 세팅하고 지속적으로 이용할지 방법을 의논하는 일만 남았을 뿐 더 이상 그들이(기획자) 할 업무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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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2016-08-01 18:48:05
1년 계약이라니.. 말이 되나.. 행정실무자 TFT로 어찌 민간예술들과 지역민을 엮을지 뻔하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