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적·신체적·정신적 문제 등 야기
문제 의심되면 즉각 치료 받아야
우리나라 사회는 전반적으로 술에 대해 관대하다. 술자리도 많고 술을 구하기도 쉽고, 술로 인한 문제들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많다. 그러다보니 술은 쉽게 일상생활을 침투하고, 많은 문제를 야기하곤 한다. 음주 운전 등의 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간염·간경화·간암 등의 신체 건강의 문제, 음주로 인한 가족 간의 갈등·우울감·자살 등의 정신 건강의 문제 등등이 주변에서 많이 관찰되고 있다.
술이 무서운 이유는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이미 심각한 상황에 접어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처음 술을 배워 마시기 작했을 때는 대부분 별다른 문제가 없으나 마시는 기간이 늘어 보통 5~15년 정도 지속적으로 술에 노출이 되면 내성이나 금단 증상 등 술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흔히들 “술을 끊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주로 “몇 달도 술을 안 마신 적이 있고 몇 년도 끊은 적이 있으니 알코올 의존이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미 오랜 기간에 걸쳐서 술에 노출, 이미 뇌세포가 술에 의한 변형이 왔기 때문에 몇 년을 끊어도 다시 입에 술을 대는 순간 다시 알코올 의존으로 돌아가 버린다.
술과 함께 모든 정신적인 질환이 찾아 올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우울증이 많으며, 술을 계속 마시게 되는 기저에는 우울증이 있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 의존으로 찾아오는 환자를 면담해 보면 세상의 즐거운 일이 특별하게 없다거나 취미 생활이 없다고들 한다. 음주 외에는 특별히 즐거운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우울증 치료를 병행하면 치료에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우울증 다음으로 많이 호소하는 것이 불면증이다. 잠이 안와서 술을 마시게 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술을 마시면 잠은 잘 들 수 있지만 자주 깨고, 얕은 잠을 자게 된다. 술의 장기적인 금단 증상 중의 하나가 불면증이다. 따라서 술을 끊게 되면 잠이 오지 않고 괴로워 하다가 다시 술을 마시게 된다. 술보다는 치료를 통해서 불면증을 극복하는 것이 환자에게는 유리하다.
술로 인해 피해망상 등의 증상이 생겨 배우자를 의심하고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해하려 한다는 생각을 갖기도 한다. 심하면 입원해야 하지만 금주를 하면서 약물 치료를 받으면 많은 경우에서 호전을 볼 수 있다.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지만 가장 걱정되는 문제 중의 하나가 치매다. 기대 여명이 늘어남에 따라 치매 인구 또한 늘고 있다. 나이가 들면 치매가 걸릴 확률은 증가하게 된다. 그런데 알코올이라는 물질이 뇌에 들어감으로써 뇌의 노화를 빠르게 진행, 치매 증상을 빨리 나타나게 할 수 있다. 특히 식사도 잘하지 않고 술만 마실 경우에는 비타민의 부족 등에 의해 치매가 짧은 기간에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술로부터 자유로울 것인가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술에 대한 치료는 자기 스스로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술에 대한 문제를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치료의 효과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다음 항목에서 2개 이상에서 ‘그렇다’는 답이 나온다면 술에 대한 진료를 받아 볼 것을 권유한다. 첫째 술을 마시는 횟수나 양을 줄이거나 술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둘째 술로 인해 주위에서 걱정하거나 비난 받아서 힘들었던 적이 있는가? 셋째 술을 마신 것과 관련해서 죄의식이 든 적이 있는가? 넷째 해장술을 하는가? 등이다. 알코올 의존에 대한 치료로는 처음에는 금단증상을 완화시키는 제독치료를 하고 급성기가 지나면 술 생각이 안나는 약 등을 처방하고기저 질환을 검사해서 함께 치료를 하게 된다.
술이 문제라고 생각이 되면 주저하지 말고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해 드린다. 괜찮을 것이라며 뒤로 미루지 말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도전할 때 나와 가족을 술로부터 지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