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드라마 형식 … 4·3에 대한 다양한 계층 관심 목적
영화 ‘지슬’보다 앞서 제주 4·3을 처음으로 영화로 다룬 故김경률 감독의 ’끝나지 않은 세월’. 그와 함께 작업했던 인연으로 제주 4·3과 연결고리가 만들어진 양정환(43) 감독(당시 편집감독)이 ‘끝나지 않은 세월’,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에 이어 세 번째로 4·3 영화 ‘오사카에서 온 편지’를 제작한다.
‘오사카에서 온 편지’는 다큐드라마 형식으로 이전 영화들과는 다른 전개 방식을 취하지만, ‘4·3 증언 본풀이 마당’처럼 4·3 당시 오사카로 피난갔다 돌아오지 못한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아픔을 전하고, 당시 상황의 사실감을 더하기 위한 재연으로 관객들에게 울림을 줄 예정이다.
26일 오전 제주영상위원회에서 다큐멘터리 작업을 마무리하고 최근 재연 촬영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양정환 감독을 만났다.

상식선의 아픔을 넘어서는 4·3. 영화 속에서는 ‘사실’을 전하고 있음에도 관객들은 낯선 아픔의 4·3을 ‘픽션’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양 감독은 그런 영화 장르에 대한 한계와 4·3에 대해 무지한 채 ‘끝나지 않은 세월’ 편집감독 시절을 보낸 당시를 후회하며 이번 작업을 이어왔다고 했다.
양 감독은 “김 감독님이 돌아가시고서야 감독님이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며 “그 메시지를 알기에 이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4·3에 대한 다양한 이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싶다고 했다. 양 감독은 “제주에서는 어느 정도 4·3에 대한 목소리가 있지만, 다른 지역의 관심은 저조한 것이 사실”이라며 “4·3관련 영화들은 콘텐츠만 다를 뿐 이어지는 이야기이고, 어떻게 보면 이것이 많은 이들에게 제주4·3을 알리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오사카에서 온 편지’는 다음 달 30일까지 다음 스토리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연재 게재 3일 째인 이날 151명의 후원으로 목표 후원금액의 14%를 기록 중이다.
양 감독은 2번의 연재를 통해 4·3에 대해 갑론을박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보고 “‘관심’으로 보여 기분이 좋다”면서도 “4·3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양 감독은 인터뷰를 마치며 “서로 싸우기만 할 것이 아니라, 아는 이는 4·3을 설명해주고, 모르는 이들은 여유 있게 그것을 들을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정부도 문제지만 앞서 우리가 스스로 4·3에 대해 하나로 통합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4·3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양 감독의 이 독립영화는 내년 4월 3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