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 기획전 개념으로 지원” VS “형평성 없어”
오는 10월 열리는 제2회 제주국제아트페어(집행위원장 겸 예술총감독 이종후) 운영비용에서 1800만원의 지원금이 설치 분야 작가들에게만 추가 지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아트페어’는 일반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참가하는 형식이지만, 제주국제아트페어는 지원금을 받고 참여하는 ‘기획전’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아트페어’ 타이틀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국제아트페어집행위원회가 주관하는 제주국제아트페어는 제주시 이도1동(동장 강창훈)과 문화예술 민간단체인 (사)리본제주(이사장 이종후)의 주최로 지난해에 이어 오는 10월 두 번째 개최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행사 운영 전체 예산 중 작가지원 부분이다. 이도1동에 따르면 올해 행사 진행을 위해 ▲행사운영비 7000만원 ▲행사운영시설비 5000만원 ▲행사실비보상금(인건비) 5200만원 ▲공공요금 300만원 ▲자산취득비 500만원 등 총 1억 8000만원 예산을 임시 편성·운영 중이다.
이 중 부스 설치 등의 비용으로 쓰일 행사운영시설비 일부인 1800만원이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7명의 설치 작가들에게 추가적으로 지원됐다. 이들은 다른 작가들이 항공료·숙박·작품의 도내 반출입 등을 위해 지원받고 있는 행사운영비 이외 별도 지원금까지 받고 있는 것이다.
주최 측은 “설치 작가들은 답사와 재료비 등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재료비 형태로 지원되는 것이고, 나머지 작가들은 새로 작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설치 작품들은 보통 ‘1회성 전시’로 아트페어에서 판매율이 저조한 것이 현실이다. 판매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을 알면서도 이 같은 추가 지원을 하는 것에 대해 “페스티벌 형식의 행사라 그렇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제보에 따르면 이들에게 지원될 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리본제주 측이 이들에게 추가 지원을 하기 위해 예산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종후 예술총감독은 “제주국제아트페어는 시장 논리에 초점을 맞춘 기존 아트페어와는 취지가 다르다”며 “예산 지원 부분 때문에 ‘아트페어’라는 타이틀을 걸었지만, 청년작가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도민들의 문화 접근을 높이기 위한 페스티벌 형식의 페어로 진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각 분야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A씨는 “재료비는 공모가 아닌 이상 모두 사비로 충당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지원금을 받는다 해도 까다로운 심사를 거친다. 지원금을 주는 아트페어가 있다면 작가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B 갤러리 관장은 “재료비 개념으로 일부 설치작가들에게만 별도의 지원금을 준다면 나머지 회화 등의 작가들은 무엇인가”라며 “취지는 좋지만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도1동 관계자는 “지금은 내실보단 행사 외연 확장에 목적을 두고 있다”며 “3~5회 정도 추진 돼 행사가 알려지고 나면 전국적인 공모를 통해 참가비를 받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