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 고장 곽지바다 뒤덮은 생활하수
펌프 고장 곽지바다 뒤덮은 생활하수
  • 제주매일
  • 승인 201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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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곽지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하수펌프장의 펌프 고장으로 마을 앞바다에 오·폐수 등의 생활하수가 유입(流入)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해수욕장에 큰 타격이 예상되고, 해녀들도 조업을 포기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1일 오전 6시께 마을 인근 하수펌프장 전력계통 설비 고장으로 펌프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했다. 한경면 판포하수처리장으로 향하던 생활하수 일부가 우수(雨水)관로를 타고 곽지 어촌계 앞 바다로 흘러든 것이다. 이날 바다로 유입된 오·폐수 양은 어림잡아 수십여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난해 9월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 당국이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불과 10개월여 만에 또다시 사고가 반복됐다는 것이다. 안이하고 미봉책(彌縫策)에 그친 업무처리가 행정에 대한 불신을 자초한 셈이다.

이 사고로 인해 해녀들이 조업을 포기했는가 하면 인근 횟집 수조에 보관 중이던 한치 등 어류들이 집단 폐사(斃死)하는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마을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해수욕객이 급증하는 본격적인 피서철에 오·폐수가 유입됨으로써 청정바다 및 해수욕장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는 점이다.

해수욕장 인근에서 오폐수(汚廢水)가 흐르고, 악취가 진동한다면 그 누가 이 해변을 찾겠느냐며 주민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을 해녀들 또한 당분간 조업을 할 수 없게 됐다며 당국의 안일무사 행태를 강력 성토하고 있다.

현재 고장난 펌프 수리가 마무리되면서 하수펌프장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언제 이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지 몰라 주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제주도수자원본부는 다시 한번 재발방지와 적절한 보상을 약속하고 있으나 주민들의 불신(不信)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언제든 사고는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전적으로 관리에 소홀한 행정당국의 책임이 크다. 현 근무행태에 잘못된 점은 없는지 수자원본부의 각성과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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