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청산가리 6000배 협죽도 아직도 가로수
독성 청산가리 6000배 협죽도 아직도 가로수
  • 고상현 기자
  • 승인 201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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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주지역 등 “위험 안내판이라도” 지적

18일 오전 10시30분께 제주시 연동 마리나 호텔 사거리 인근 보도. 복숭아꽃과 비슷하게 생긴 ‘협죽도’가 보라색 꽃을 흐드러지게 피우고 있었다. 여름에 보기 드문 꽃나무지만 해당 나무는 청산가리 6000배의 독을 품고 있는 맹독성 나무다. 주민 김점례(67‧여)씨는 “겉보기에는 아름다운데 독성이 있는 줄 몰랐다”고 했다.

치명적인 독성이 있는 식물인 협죽도가 제주 시내에서 가로수로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1985년 협죽도가 신제주 로터리에서 공항 방향으로 난 도로의 가로수로 58그루 심어졌다. 제주시 관계자는 “여름에 피는 꽃이 드물기 때문에 그 당시 여름 꽃나무인 협죽도를 심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제는 협죽도 잎과 줄기에 독성이 강한 라신이라는 물질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박광우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장은 “협죽도는 아주 미량이라도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독화살, 사약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몇 해 전 제주도에서는 수학여행을 온 여학생이 젓가락 용도로 협죽도 가지를 사용하다가 사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최소한이라도 독성 경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협죽도가 심어진 길에는 독성 경고가 없다. 제주한라수목원 관계자는 “협죽도가 관상용 가로수로 사용하기 위해 심어졌다고는 하지만, 최근 중국인 관광객 등이 해당 길을 다니며 나무 곁에서 사진을 자주 찍기 때문에 안내판이라도 세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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