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참사’보며 또 낙하산 인사인가
‘홍기택 참사’보며 또 낙하산 인사인가
  • 제주매일
  • 승인 201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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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씨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직에 임명되자 기획재정부는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과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라며 홍보에 열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불과 넉 달 후 홍 부총재가 돌연 ‘일신상의 사유로 휴직’했다는 소식에 자화자찬(自畵自讚)은 사라지고 변명하기에만 급급했다.

그도 그럴 것이 휴직은 핑계일 뿐, 홍 부총재가 ‘능력 부족’으로 사실상 잘린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추천한 인사가 다른 것도 아닌 능력 부족으로 잘렸다니 그야말로 국제적인 나라 망신(亡身)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몸담았던 홍기택씨는 산업은행 회장에 임명될 때부터 자격시비가 끊이질 않았고 낙하산 논란이 제기됐었다.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분식회계를 조장한 주역 중 1인이기도 하다. 결국 AIIB 부총재 낙마에까지 이어진 일련의 사태를 두고 언론은 낙하산 인사가 초래한 ‘홍기택 참사(慘事)’라 부르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차기 이사장을 둘러싸고 또다시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사장 후보 추천 역할을 하는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A 위원이 면접 대상자를 추리는 과정에서 표결에 반발 사퇴 의사를 밝히며 ‘사전 내정설(內定說)’ 등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A 위원에 따르면 이사장에 공모한 K씨의 경우 운영에 깊이 관여해온 건설업체가 JDC가 공동시행사로 있는 신화역사공원 조성공사에 컨소시엄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임추위 첫 회의에서는 위원 대다수가 ‘이해당사자’인 점을 들어 K씨를 서류심사에서 탈락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 번째 회의에선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 일부 위원들이 “ 이사람은 ‘위’에서 지시한 사람이니 올려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압력(壓力)을 넣었다고 털어놨다. 이를 종합하면 JDC 이사장 추천은 사실상 내정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이해당사자이고 결격사유가 분명한데도 무조건 밀어붙이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 A 위원의 주장이다.

‘능력’보다는 ‘연줄’을 중요시 여기는 뒤틀린 문화가 낙하산 인사로 이어지며 공기업과 나라 전체를 좀먹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더욱이 ‘홍기택 참사’로 나라가 어수선한 판에 아직도 ‘윗선’을 들먹이며 JDC 인사까지 농단(壟斷)하려는 작태에 이르러선 기가 막히다 못해 분노가 치밀 정도다.

JDC 이사장은 정치권의 전유물도, 개인의 사욕(私慾)을 채우는 자리도 아니다. 국민들이 더 이상 절망에 빠지지 않게 제발 정신들을 차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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