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가치를 창출하는 ‘셀프 브랜딩’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는 ‘셀프 브랜딩’
  • 양수연
  • 승인 2016.0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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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대한 인식 크게 변화
경쟁력 갖추려는 노력으로 평가
‘타인 욕망 반영’ 부정적 의미도

성형 해도 내면은 그대로
내재된 긍정 이미지 개발 필요
후천적 노력 통해 충분히 가능

성형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몇 년 전 만해도 서울 압구정역 주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성형전후 사진들이 이제는 지방번화가에서도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간판이 되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성형을 한 연예인은 ‘지탄’의 대상이었으나 성형이 보편화되다시피 한 지금은 연예인 스스로가 성형 사실을 밝힐 정도다. 멀쩡한 얼굴을 수술로 고친 이들에게 비난보다는 필요하면 성형을 해서라도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태도 변화가 사회전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을 환자로 보는 의료분야가 성형외과’라는 표현도 있다. 잡동사니로 보는 유쾌한 사물들의 인류학인 ‘사물의 민낯’에 나오는 문구다.

왜 요즘 사람들은 그렇게 자발적인 환자가 되려 하는 것일까? 1960년대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난 한 부류, 전쟁과 대공황을 겪지 않은 채 풍요롭게 자라난 그들은 1980년대를 대표하는 집단으로 자리 잡는다. 젊고(young) 도시적이고(urban) 전문성을 갖춘(professional) 그들은 여피족(Yuppies)이라고 불렸다.

여피들은 자신들이 엘리트 집단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아낌없이 돈을 썼다. 차려입고 좋은 차를 타는 것만으로는 모자랐는지 성형수술에 관심을 갖게 된다.

기업인사담당자 64%도 채용 시 “외모를 고려한다”에 답했고 “고려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에 불과했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취업예비자들이 외모에 신경을 쓰는 것조차 필수 항목이 되었다.

성형의 의미는 신체에 자기결정권을 부여하는 것이지만 부정적 평가도 없지 않다. 호감과 경쟁력을 얻기 위한 성형은 타인의 욕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성형수술을 하는 동기는 지금보다 나아지고 싶다는 향상 의지보다 남들의 시선이 주는 공포에서 나온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처벌을 받거나 전쟁으로 부상을 입은 이들이 느끼던 공포를 지금은 모든 이들이 느끼고 있는 셈이다. 어쨌든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에 온전히 외모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균형 잡히지 않은 이목구비, 탁월하지 않은 몸매, 거친 피부 등을 고민하다가 급기야 무리한 성형수술을 감행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외모 콤플렉스가 사라질까.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셀프브랜드’는 결코 육체적 이미지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세련된 패션 감각과 표정·매너·스피치·내면의 열정은 외적인 결점을 커버할 수 있는 셀프브랜드 요소다.

셀프브랜딩이란 나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작업이다. 브랜드 네이밍이 제품의 가치를 발굴하듯이 개인을 중시하는 1인 기업 시대에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가치를 표현해야 한다.

몇 년 전 공영방송을 떠들썩하게 했던 재미교포 진수 테리는 내적 이미지의 업그레이드로 최고의 영향력을 발휘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미국 사회에서 ‘미국의 아시안 지도자 11인’에 오를 정도로 유명하며 2006년 샌프란시스코는 7월10일을 ‘진수테리의 날‘ 지정하게 만든 주인공이다.

그런 그녀가 과거에는 정말 매력이 없는 여자로 7년간 열심히 일했던 직장에서도 해고를 당했다. 그 이후 그녀는 스스로를 브랜딩하기 위하여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발휘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그가 당당한 FUN(즐거운·Fun, 창의적인·Unique, 배려하는Nurturing) 리더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녀 스스로 그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퍼스널 아이덴티티가 강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든 원천은 그녀의 어머니가 항상 해주었던 이야기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해라”였다. 숨겨진 부분을 겉으로 드러내는 셀프브랜딩은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자기계발 항목인 것이다.

누군가는 타고난 외모나 스펙을 들먹이면 자신에게 전혀 매력이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셀프브랜딩은 후천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다. 개인에게 내재된 긍정적인 이미지를 발견하고 개발하는 과정을 통해 셀프브랜드 이미지는 충분히 구축될 수 있다. 성공과 실패가 개인의 노력 여부에 따라 결정되듯 셀프 브랜드 또한 자신의 의지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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