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상위 1% 소방서비스’ 지향
소방인프라 조성·정확한 상황 관리
제주에서 가장 인상적인 게 돌담과 초가다. 돌담은 구멍이 숭숭 뚫려있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지만 태풍이 들이닥쳐도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제주초가는 생활주변의 자재들을 이용해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고 한다. 강한 바람에 맞서지 않고 흘려보내고 밖에서는 집 내부가 잘 안보이게 하는 용도인 돌담과 어우러져 옛 제주인의 지혜가 담겨있는 ‘안전가옥’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에서의 인생 이모작에 대한 열풍 등으로 제주는 순유입인구 증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게다가 연간 관광객이 1300만명을 넘으면서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삶의 터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주를 전국의 1%라고 얘기하곤 한다. 인구나 산업규모 등 기본적인 통계수치가 전국의 1%밖에 되지 않아 ‘1% 한계론’이라는 표현도 거론된다. 하지만,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는 제주의 현재와 미래가치를 생각해 본다면 국제안전도시의 제주소방은 오히려 전국에서 상위 1%만이 누릴 수 있는 소방서비스를 목표로 모두의 역량과 열정을 집중시켜야 할 것이다.
제주가 섬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전국 최상위의 소방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립형 소방안전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올해 5월에 발표한 ‘제주특별자치도 미래비전 연구용역’에 ‘미래 제주형 재난대응 골든타임 실현을 위한 종합계획’이 포함돼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제주도 발전 흐름에 맞추어 수정·보완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소방조직도 발맞춰 나갈 것이다.
민선6기 도지사의 공약이었던 소방헬기 도입사업은 지난해 구매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조종사와 정비사 1명씩을 채용해서 제작사에서 중간검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2018년 새해가 밝으면 대형 특수사고에 대응체계를 갖춘 소방항공대와 특수구조단이 설치되면서, 비로소 완전 자립형 소방안전 인프라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재난현장 골든타임 확보의 기본은 신속 정확한 상황관리에서부터 비롯된다. 119종합상황실의 기능 및 역량을 재정비하여 신고접수에서부터 상황관리까지 더 정확하고 더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상황관리 고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실전중심의 훈련으로 다져진 소방대원들의 팀워크다. 이를 바탕으로 평소 전 직원이 협업과 소통을 통해 재난유형별 초동대응을 위한 표준작전절차를 정확히 이해하고 현장에서 본인의 임무를 명확히 인지하며 이를 수행할 있는 능력을 더욱 배가시켜 나갈 방침이다.
최근 들어 도내 건설경기 활황으로 올해 상반기 소방관련 법 위반이 지난 3년간 평균건수와 비슷하게 적발되고 있다. 부실시공 및 부실감리·감리자 미지정·무등록영업 등 사익을 위해서 안전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나갈 것이다.
이와 같이, 소방안전인프라가 조성되고, 신속·정확한 상황관리를 바탕으로 현장대응 활동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유기적으로 작동되는 시스템이 정착되고, 안전을 위한 엄정한 법집행이 병행된다면, 제주소방은 제주도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지키는 최고의 현장전문가 집단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
열자(列子)의 탕문편(湯問篇)에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어떠한 어려움도 굳센 의지로 밀고 나가면 극복할 수 있으며, 하고자 하는 마음만 먹으면 못 할일이 없다는 비유로 쓰인다. 소방조직이 추구하는 안전이라는 말도 그렇다.
가시적인 성과는 크게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멈춰서는 안되는 일이다. 조직 구성원이 합심협력하여 모두의 뜨거운 열정과 지혜를 모아간다면 성과는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옛 제주인들이 척박한 환경에서 지역특색에 맞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왔듯이 안전을 준비하는 그 과정자체가 안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