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정축산지역 제주 위기
행정·농가 합심하면 극복 가능
제주지역에서 돼지열병 발생으로 축산농가들이 돼지고기 유통난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요즘 들어 진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소비자도 비싸진 돼지고기 가격에 울상을 짓고 있다.
가축전염병을 예방할 책임이 있는 당국자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할 따름이다.
우리 제주도는 1999년 12월 돼지열병 청정지역 선포 이후 비백신 청정지역을 유지해 오고 있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난달 28일 제주시 한림읍 소재 한 양돈농가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했다. 청정제주에 위기가 닥친 것이다.
제주시는 이에 돼지열병 추가 발생 방지 및 조기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동안의 조치 내용을 보면 돼지열병이 발생한 농장에서 사육하는 전체 돼지 491마리를 살처분 했다.
또 해당 농장의 돼지 출하일자에 도축된 물량 3393두분(지육) 렌더링 처리하고, 도축장 계류돼지 924마리도 살처분 완료했다.
방역과 관련해서는 발생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3㎞(65농가·11만8895두) 이내의 위험지역과 반경 3㎞~10㎞ 이내의 경계지역으로 나눠 방역대를 설정하고, 방역(통제)초소 4개소를 설치해 같은 달 30일부터 축산과 및 농수축산경제국 소속 직원들을 동원해 방역초소 근무와 함께 방역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발생지역 주변농장에 1일 3회 이상 소독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돼지·정액·수정란 및 가축분뇨 등 돼지열병 전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했다.
제주시는 돼지열병 조기 근절을 위해 이달 2일부터는 이동통제 초소 4개소를 추가 설치했고, 축산관련 차량에 대해 발생지역 진입을 우회해 운행토록 안내하고 있다.
이어 3일에는 거점소독초소 2개소를 추가 설치해 가동하는 등 돼지열병 차단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같은 현장 차단방역 강화와 방역초소 확대 등으로 돼지열병 바이러스 전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제주시는 살처분 돼지 사체 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사체 매몰지에 대해서는 1일 2회 이상 방역 및 냄새저감제를 살포하고 있다.
냄새로 인한 주민불편이 없도록 석축공사, 냄새저감시설, 비가림시설 등 환경정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돼지열병은 법정 1종 가축전염병으로서 인수공통전염명은 아니지만 돼지에서는 고열, 피해 발적, 설사, 유사산 등 번식장애를 수반해 치사율이 매우 높은 전염병이다.
축산농가의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돼지열병 조기 종식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축산농가와 도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축산농가는 이동통제가 돼지열병 확산 방지 및 조기 종식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이해하고, 다소 불편이 있더라도 협조해 주었으면 한다. 아울러 농장 내·외부와 출입차량의 소독 등 차단방역에 철저를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
제주시 담당부서 직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현장에서 방역업무에 불철주야 임하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행정업무까지 하면서 무더위에 차단방역에 나서고 있어 피로가 누적된 상태다. 공무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지면을 빌어 그 노고에 고맙다는 말과 함께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청정축산지역 제주가 뜻하지 않게 위기를 맞았다. 20년 가까이 지켜온 돼지전염병 청정지역의 위상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행정과 생산자단체, 농가가 합심하면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제주시는 돼지열병 조기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축산농가와 도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