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착역으로 치닫는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가 8강전을 끝내고 마침내 결승전에 도전할 4개국이 확정됐다.
4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에서 치러진 대회 마지막 8강 대결에서 '개최국' 프랑스가 압도적인 기량 차로 기적의 도전에 나선 '얼음 왕국' 아이슬란드를 5-2로 대파하고 4강행 티켓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를 포함해 8강전에서 이탈리아를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며 '아주리 징크스'에서 벗어난 독일, '황금세대'로 무장한 벨기에를 탈락시킨 웨일스, 폴란드의 도전을 승부차기로 뿌리친 포르투갈이 유로 2018 준결승전을 빛낼 '판타스틱 4'로 확정됐다.
유로 2016 4강전은 '언더독 반란 vs 전통강호'와 '미리 보는 결승전'이라는 두 편의 드라마가 펼쳐질 예정이다.
'전통 강호' 포르투갈은 오는 7일 오전 4시 프랑스 리옹의 스타드 드 리옹에서 '언더독의 반란' 웨일스와 4강 대결을 펼치고, 하루 뒤인 8일 오전 4시 마르세유의 스타드 벨로드롬에서는 최다우승에 빛나는 독일과 개최국 프랑스가 맞붙는다.
웨일스와 포르투갈은 우승후보로 꼽힌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강호들이 16강 대진에서 모두 반대편 대진으로 몰려가는 행운 속에 4강까지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유로 대회 본선 무대를 밟은 웨일스는 16강에서 역시 본선 데뷔국인 북아일랜드(1-0승)를 만나는 행운을 경험했고, 8강전에서 '난적' 벨기에를 3-1로 무너뜨려 4강까지 도달했다. 말 그대로 '언더독'(우승확률이 적은 팀)의 반란이다.
공격의 핵심은 역시 '1억 유로의 사나이' 가레스 베일이다. 베일은 이번 대회에서 3골을 터트려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웨일스의 장점은 뛰어난 결정력이다.
웨일스는 조별리그부터 총 5경기를 치르는 동안 59차례 슈팅에서 10골(슈팅당 0.17골)을 뽑아내 4강 진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는 총 87개 슈팅에 11골(슈팅당 0.13골), 독일은 91개 슈팅에 7골(슈팅당 0.08골), 포르투갈은 95개 슈팅에 6골(슈팅당 0.06골)에 그쳤다.
다만 웨일스는 핵심자원인 애런 램지와 벤 데이비스가 경고누적으로 4강에 나설 수 없는 게 안타깝다.
웨일스를 상대하는 포르투갈의 목표는 첫 우승이다.
포르투갈은 1984년 대회, 2000년 대회, 2004년 대회, 2012년 대회까지 4차례나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유로 2004에서 처음 결승에 나서 준우승한 게 최고 성적이다.
객관적인 전력 비교에서는 포르투갈이 웨일스를 앞선다는 평가지만 이번 대회만 놓고 따지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포르투갈은 4강에 오른 팀 가운데 가장 적은 6골에 그치고 있다. '믿을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골에 머무는 부진을 보여서다.
5경기를 치르며 득점에 성공한 선수는 호날두, 나니(이상 2골), 히카르쿠 콰레스마, 헤나투 산체스(이상 1골) 등 4명 뿐이다.
그나마 폴란드와 8강전에서 19살의 신예 산체스의 동점골이 없었다면 탈락의 고배를 마실 뻔했다.
여기에 16강부터 8강까지 두 경기 연속 120분 연장 혈투를 치르느라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된 것도 부담이다.
포르투갈과 크로아티아와 16강에서는 연장 후반에 결승골이 터져 1-0으로 이겼고, 폴란드와 8강전에서는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이번 대회 토너먼트의 특징은 '미리보는 결승전'이 많다는 점이다.
우승후보였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너무 일찍 16강에서 만나 스페인이 탈락했고, 이탈리아는 8강에서 독일과 격돌해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과 함께 역대 최다 우승(3회) 공동 1위를 자랑하는 독일과 개최국의 자존심을 건 프랑스가 결승 티켓을 놓고 맞붙으며 '미리보는 결승전'이 또 성사됐다.
이에 따라 독일이 이기면 역대 최다 우승국으로 우뚝 서고, 프랑스(역대 2회 우승)가 이기면 최다 우승국이 3개국으로 늘어난다.
독일(3승2무)과 프랑스(4승1무)는 나란히 이번 대회에서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득점은 프랑스(11골)가 독일(7골)을 앞지만 독일의 강점은 5경기 동안 단 1실점밖에 없을 정도로 튼튼한 수비 조직력이다. 프랑스는 4실점했다.
다만 독일은 수비의 핵심인 마츠 후멜스가 경고누적으로 4강전에 나서지 못하고, 공격수 마리오 고메즈가 8강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쳐 결장이 확정된데다 사미 케디라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도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한 게 걱정거리다.
프랑스는 8강에서 '변방의 반란' 아이슬란드의 돌풍을 5-2로 잠재우며 자신감이 상승한 게 강점이다.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은 1골 2도움의 맹활약 속에 이번 대회 4골로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2골을 거둔 올리비에 지루와 1골을 작성한 디미트리 파예는 나란히 3득점으로 득점 공동 2위에 오르는 등 공격진의 발끝에 불이 붙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