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술인력 자급시대’를 열자”
“제주 ‘기술인력 자급시대’를 열자”
  • 김혜경
  • 승인 201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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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태부족·기술 엘리트도 미흡
제주 전국기능대회 전환점 기대

기술이란 사전적 의미로 ‘어떤 원리나 지식을 자연적 대상에 적용하여 인간 생활에 유용하도록 만드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수단’이다. 간단히 말하면 ‘인간을 유익하게 하는 여러 가지 수단, 방법’일 것이다.

제주는 지리적 여건으로 육지와 인적교류가 원활히 이루어지기가 어렵다. 서울에서 비행기로 1시간이어서 웬만한 육지부 도시들에 비해 접근시간은 짧을지라도, 비행기로 1시간을 날아야 하는 460㎞의 서울~제주 사이의 물리적 거리 때문에 제주하면 멀다는 인식이 여전하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도내 기술 인력은 외부 유입이 쉽지 않다는 한계와 함께 제조업이 적은 데다 특성화고 숫자 또한 적어 항상 부족하다. 한림공고만이 유일한 공업계열로 도내 기술 인력을 공급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 제주는 섬이 생긴 이래로 최고의 활황이라고도 한다. 반면 돈은 육지 사람이 모두 벌어간다는 소리도 나온다. 대부분의 기술자들이 육지에서 온다는 말이다. 도내 산업현장에선 기술자 부족에 대한 목소리가 심각하다. 요즘 한창 붐이 일고 있는 토목·건설 현장만 하더라도 손이 없어서 일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제주는 교육열이 대단히 높아 대학진학률이 80%를 넘나들고 있지만 대부분 ‘총무과장’, 즉 기술직보다 행정직을 희망하고 있다. 제주도가 발표한 ‘2015 제주도민 일자리인식 실태조사’에서 청년층 일자리 선호도 1위는 공무원으로 20.5%를 차지했다. 이러한 현상이 전국적이기는 하나 제주도가 높은 편이다.

기술은 인간과 떨어질 수 없다. 그렇지만 제주는 기술자가 부족하다. 제조업이 소수이고 규모가 작아 기술자 흡수도 적은 것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제주 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력을 제주에서 육성, 기술인력 자급시대를 열어야할 것이다.

기술자 양성과 향상교육 지원 기관으로서 도내 고교체제개편을 지켜보면서 인문계로 전환하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제주는 ‘기술 엘리트’ 육성도 전국에서 제일 미흡하다. 그렇다고 “제주도는 작아서 할 수 없어”라는 자조에 매몰돼 있을 수는 없다.

내년 제주에서 개최되는 제52회 ‘제주특별자치도전국기능경기대회’가 이러한 문제점들을 돌파해 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내년 대회에 희망을 걸어보는 이유는 1966년부터 51년간 이어온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제주도의 성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도에는 금·동·우수상·삼성후원상을, 2015년도에는 금·은·동·삼성후원상을 획득했다.

올해는 9월5일부터 12일까지 서울시에서 개최되고 제주에선 지난해보다 8명이 늘어난 46명이 출전한다. 기능대회 선수단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기술자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수한 성적도 기대한다. 어느 해보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사 이래 내년 제주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전국기능대회는 참가선수만도 1800명 이상이 되고 관련자는 1만5000명 이상이 된다. 기능경기대회는 여느 행사와 다르게 많은 기계장비가 들어와야 하는 어려움은 있으나 이 대회가 제주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본다.

제주도민의 기술에 대한 인식 전환과 청소년에게 기술과 직업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2만명 가까운 사람들의 방문에 따른 적지 않은 경제적 효과도 예상된다.

내년 전국대회 홈그라운드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선수 육성이 시급하다. 관계기관만의 노력으론 부족하며 도민의 호응과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선수의 80%가 학생인 점을 감안 할 때 미래의 기업 인력 산실이지만 재정적 한계로 인해 선수 육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에 대한 기업들의 지원을 당부 드린다. 미래 기술인력 육성에 기업도 적극적으로 참여, 민관산학(民官産學) 모두의 관심과 지원으로 이루어지는 좋은 사례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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