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가랑비에 흠뻑 젖을 때까지”
“나눔의 가랑비에 흠뻑 젖을 때까지”
  • 김철웅
  • 승인 2016.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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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미디어 효과 아직도 물음표
강·약·중효과 등 이론들 다양
최근 관심 끄는 건 중(重)효과 이론

가랑비에 옷 젖듯 반복되면 효과
지역 밝은 기사도 마찬가지
동기부여 등 긍정 문화 확산 기여

세상은 참으로 오묘하다. 알고 있지만 모르는 게 많다. 정확히 얘기하면 “있기는 있는데, 그 크기나 정도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아주 간단한 예로 인삼이다. 사람 몸에 좋다는 것은 아는데 정확히 얼마나 좋은지는 알 길이 없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모르는 것은 모른다. 그래도 노력은 한다. 궁금한 것은 못 참는 게 인간이다. 그래서 천문학적인 비용과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며 우주로 날아가고, 심해로 들어간다. 사회현상에 대해서도 오랜 연구를 통해 가설과 오류를 거듭하며 ‘근사치’를 찾아간다.

그것도 쉽지 않다. ‘자극’에 대한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선 일단 자극과 대상이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인삼도 재배환경에 따라 성분이 같은 것은 단 1개도 없다. 그리고 먹는 사람도 우주에 같은 사람이 있을 수가 없다. 각기 다른 재료로 각기 다른 사람에게서 나오는 효과를 일반화하는 게 쉽지 않음은 당연하다.

이른바 신문과 방송 등 매스미디어의 효과도 마찬가지다. 분명히 보도에 따른 효과는 있는데 그 크기는 누구도 장담할 수가 없다. 연구가 본격화되고 100년이 지나는 동안 많은 학자들이 여러 가지 이론들을 제시했지만 “그래 이거야”하는 것은 없었다.

가장 먼저 나온 게 1920년대의 ‘강효과(强效果)이론’이다.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이 얼마나 크다고 생각했는지 “언론의 보도가 총알처럼 엄청난 효과를 즉각 발생시킨다”는 ‘마법의 탄환이론’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사람을 너무 단순하고 이성적 판단능력을 갖추지 못한 존재로 본다는 비판 속에 사라져갔다.

이후 약효과(弱效果)이론이 등장했다. 1940년대부터 대두되기 시작한 이 이론은 수용자들이 능동적 존재로서 매스미디어에 맹목적이지 않기 때문에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1960년대 말까지 관련 학계를 풍미했으나 매스미디어의 효과를 너무 과소평가했다는 비판 속에 중효과(中效果)이론에 밀려났다.

매스미디어는 어느 정도의 효과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중효과이론에 이어 다시 강효과이론이 제기됐다. 대표적인 게 1970년대 ‘침묵의 나선이론’이다. 선천적으로 ‘왕따’가 두려운 인간은 자신의 의견이 집단에서 지배적이면 공개적으로 표현하면서 소리가 커지지만, 그 반대이면 의견을 숨긴 채 침묵으로 빠져드는 소용돌이(나선)가 발생하는데, 지배적 여론 형성에 매스미디어가 강력한 역할을 한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물음표가 붙으면서 등장한 게 중효과(重效果)이론이다. 장기적이고 누적적으로 미디어에 노출되다보면 강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이론이다. 가랑비도 처음에는 맞는 것 같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옷이 완전히 젖는 것과 비슷하다할 것이다.

그래서 밝은 기사를 가급적 자주 보도하곤 한다. 제주매일이 지난 2014년10월부터 지난달까지 지속해온 ‘아름다운 기부  

그들의 직업은 식당 주인에서부터 어린이집 원장, 치킨집·스포츠용품 대리점·입시학원·냉동회사·중국음식점·수산가공업체·여행사·빵집·식품대리점·미용실·건설회사·공구마트·자동차공업사·대장간 대표, 검도학원 관장·의사·택시기사 등 정말 다양했다. 나눔은 사회적 위치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으로 하는 것임을 알게 한다.

나눔을 주제로 한 정기적 기획보도는 독자들에게 ‘나눔’이란 긍정의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나눔에 참여하고 있다는 보도는 “나도 해볼까”라는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 또한 시간이 없어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내가 못하는 나눔’ 남들이라도 행하는 소식을 접하면서 그래도 살만한 세상임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제주매일은 ‘아름다운 기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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