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복잡 사망자 잇따라
법적근거 없어 대책 손놔
지난 25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에 있는 방파제 테트라포드(일명 삼발이)에서 서모(70)씨가 낚시를 하다가 발을 헛디뎌 추락했다. 서씨는 제주 시내 병원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사망했다. 지난해 12월 8일에도 제주시 화북포구 동쪽 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 낚시하던 이모(79)씨가 미끄러져 밑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거센 파도를 막기 위해 항만에 설치된 테트라포드. 높이 5.2m, 너비 5.6m의 거대한 삼각 뿔 모양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해마다 낚시꾼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틈새가 많고, 복잡한 구조로 돼 있어서 한번 빠지면 혼자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현준 서귀포소방서 119 구조대원은 “테트라포드에 물기가 있고, 해초 같은 게 붙어 있어서 많이 미끄럽다”며 “보통 미끄러져서 추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테트라포드 추락 사고는 2013년 6건, 2014년 4건, 2015년 16건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안전 관리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와 각 행정 시에서 안전펜스와 추락 위험 경고판을 설치하고 있지만, 낚시꾼들을 막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2일 제주시 건입동 동부두에 있는 5m 높이의 방파제에서 김모(49)씨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출입이 금지된 방파제에 낚시하러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낚시꾼들이 위험한 곳에서 무리하게 낚시를 해도 현재 단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출입을 막을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안전 사각지대인 테트라포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 해운항만과 관계자는 “현재 관련 규정이 없어서 계도에만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관계기관의 담당인력이 부족해 계도 활동도 어렵다”며 “담당 인력 충원과 단속 규정 마련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