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와 기회 격동의 지난 ‘2년’
제주발전 위해 싹 틔운 시간들
세월이 유수와 같음을 절감하고 있다. 제10대 도의회가 출범한 게 엊그제 같은 데 벌써 2년이 흘러 전반기 의정을 마감하려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세월이 빠름의 정도는 흐르는 물이 아니라 ‘달려가는 말을 문틈으로 보는 것과 같다’는 의미의 ‘극구광음(隙駒光陰)’으로 와 닿는다. 그 세월 속에서 제10대 도의회가 이뤄낸 성과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한다.
제10대 도의회 전반기 2년은 참으로 격동의 기간이었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한중FTA 타결, 감귤 등 월동작물 가력 폭락, 부동산 광풍, 계속된 경기침체 등 어려움도 많았다. 반면 제2공항 건설계획 확정과 관광객 1300만 명 돌파, 정주민 유입에 따른 65만명 돌파 등 인구 증가라는 호재가 있었다.
농지제도 개선, 중산간 지역 대규모 개발행위 전면 제한, 신항만개발 등 민선6기 도정의 새로운 정책들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의회는 ‘도민을 하늘같이 받들며 더 내려서고, 더 새로워지고, 더 나아가겠습니다’라는 의정슬로건을 세우고 도민이 주인이 되는 의정활동을 펴왔다. 전국 광역시·도의회에서는 처음으로 ‘의정혁신계획’을 세워 권위 의식과 낡은 관행을 모두 내려놓았다. 도민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민원을 직접 의회에서 처리해 줌으로써 2014년 32%에 머물던 직접처리비율이 100%로 높였다.
농·수·축 관련 기관단체장들과의 간담회, 읍·면 지역 주민들과의 찾아가는 현장대화, 옴부즈맨제도와 의정자문위원제도를 확대 운영하며 불편부당한 사례는 물론 지역발전을 위한 고견과 대안을 적극 수렴했다.
의정역량 강화 분야도 성과가 크다. 11개의 의원연구모임과 각 상임위원회별로 다양한 현안에 대한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문제점과 대안을 도출해 정책으로 연결시키고 있고, 한국지방재정학회 등 3개 전문기관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부족한 전문지식을 보충하고 각종 연찬회 등에 참여하면서 의정역량을 키워 왔다.
제9대 의회의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볼 때 처리안건으로는 47% 증가, 행정사무감사 시정요구사항 23% 증가, 의원발의 조례의 경우 제9대 동기 대비 48%(95건 → 141건)가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왕성한 입법 활동의 결과로 제주도의회 구성원들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상의 영예를 이끌었다.
다음은 낡은 관행의 개선이다. 조례 697건에 대해 전수 조사와 입법평가를 대대적으로 실시해 무려 457개의 정비대상 조례를 발굴, 단계적으로 개정해 나갈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감사위원 중 3명은 도의회가 추천한 사람을 위촉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관행적으로 의장이 단독 추천해 왔던 것을 의장과 각 당에 1인씩 배분해 추천하도록 하는 새로운 관행을 만들었다.
예산 관행도 개선하려고 했다. 비록 ‘전쟁’이라는 타이틀이 더 붙긴 했지만, 이로 인해 낡은 관행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리고 새로운 개선점을 찾아 낸 것은 향후 예산의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도와 의회 간에 예산실무협의체가 탄생된 것도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의회사무처 직원에 대한 의장의 추천권에 대한 문제, 소위 ‘인사전쟁’이라고 했던 이 사안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제주특별자치도의회사무처 직원 추천 등에 관한 조례’ 제정의 단초가 됐고, 추천권을 의장의 권한으로 실질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씨앗을 뿌렸다 해서 아무 때나 싹이 나는 것은 아니다. 때가 되어야 한다. 적당한 온도, 적절한 물기가 깊숙이 배어들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야 한다.
지난 2년, 도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제주발전을 위해, 씨를 뿌렸고, 그 싹을 틔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그 노력이 밑거름이 되어 더 강한 제주, 더 행복한 제주라는 새싹이 피어오르게 될 것임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