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영향…은행 예대율 115.3% 사상 최고
제주지역 가계대출 잔액이 9조원을 기록,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주택매매량은 줄었지만,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시행이 예고되면서 주택을 담보로 당장 돈이 필요 없더라도 미리 대출을 받아놓으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4월중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4월 제주지역 신규 가계대출은 2681억원으로 전달 2405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른 가계대출 잔액은 8조995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전국 가계대출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8.9%로 전달 9.3%보다 소폭 하락한 반면, 제주지역은 36.6%로 0.9%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3월 879억원에서 4월 143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예금은행인 경우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의 시행을 앞두고 주택매매량이 전달에 비해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가폭이 703억원에서 1056억원으로 확대됐다. 비은행금융기관 역시 3월 176억원에서 4월 383억원으로 늘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4월 주택 등 부동산 거래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주태담보대출 증가폭이 확대된 것은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시행이 예고되면서, 필요자금을 미리 대출 받아 놓으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4월 제주지역 여신증가폭이 올 들어 최고수준을 나타내고 수신은 3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 예금은행의 예대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제주지역 예금은행의 여신은 2620억원으로 올 들어 최고수준을 기록한 반면, 수신은 -448억원으로 3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이에 따른 예금은행의 예대율은 전달 보다 3.4%포인트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인 115.3%를 기록했다. 예대율은 총예금에 대한 총대출 비율로,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수다. 예대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은행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비은행금융기관 역시 4월 여신이 1845억원 증가하며 올 들어 최고 증가폭을 기록했다. 반면 수신은 이를 하회(1204억원)하면서, 예대율은 67.8%에서 68.7%로 소폭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