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알아맞추기 분주
주민투표일인 27일 제주도청은 아침부터 주요부서 직원들이 출근한 가운데 저마다 투표율을 예상하면서 '주민투표법이 정한 1/3은 무난하고 40%대선을 돌파하는 것'에 거의 의견을 일치하는 모습.
반면 오후 5시 현재 투표율이 32.4%에 머물자 '이러다 투표함 개봉도 못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속에 전전긍긍하다 36.76%라는 최종 결과를 받아들고는 '용궁 다녀 온 기분'이라며 한숨.
104세 노인도 한 표 행사
전국 최초의 주민투표라는 점을 반영하 듯 도내 남자 최고령인 김극배(104. 북군 조천읍)옹이 조천읍 제2투표소에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
또한 북제주군 추자도 부속섬인 횡간도와 추포도 주민 16명은 이날 오전 11쯤 행정선을 이용해서 투표함이 설치된 추자도로, 마라도 유권자 27명은 모슬포항으로 이동하는 등 '제주의 미래'에 대한 '애정'을 과시.
외국인도 투표하며 '감격'
영주권이 있는 외국인에게 투표권을 준 지난해 7월 주민투표법에 의해 사상 처음 투표권을 행사한 송복림씨(宋福臨. 56. 제주화교협회장)는 "대한민국 땅에서 한표를 행사한 우리에게는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감격해 하는 모습.
도내 만 20세 이상 영주권이 있는 대만국적 화교 111명의 대표격인 송 회장은 중국 국공내전 당시인 1940년대말 인천을 거쳐 제주에서 정착하기까지 56년을 한국서 사는 동안 투표권이 없는 탓에 이질감을 느꼈다고 토로.
金지사 예측 투표율 낮춰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오전 9시쯤 부인과 함께 제주시 삼도1동 2투표구 투표소를 찾아 한표를 행사하고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아 투표율에 대해 환담.
이와 관련 김 지사는 40.5%를 예측, 주위에서는 '다른 공직자들보다 낮게 잡은 점이 당초 기대보다는 저조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 같다'고 전망.
선관위, 투표독려 안간힘
제주도 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11시 현재 투표율이 15%에 못 미치자 '오늘은 주민투표일입니다. 가까운 투표소에 가서 투표합시다'라는 문자방송을 의뢰하는 등 법석.
선관위 관계자의 "적극적인 투표독려를 할 수 없어 자막만 보내도록 했다"는 설명에 대해 주위에서는 "행정당국의 투표 독려가 투표법 위반이라고 규정한 선관위 스스로가 자신의 덫에 걸린 셈"이라고 쓴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