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심각하다
저출산 심각하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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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제주에서 열린 ‘자치분권시대 사회복지정책’ 심포지엄 기조강연을 통해 “국가 인구가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말할 수 없는 위험이 닥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처럼 최근 사회문제의 하나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저출산·고령화’의 심각성이다.
우리나라 전체인구 가운데 성장동력이라 할 수 있는 25~49세 연령층이 2007년을 정점으로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정부발표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구구조는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핵심경제활동인구가 앞으로 2년 후부터 줄어든다는 것은 노동력의 감소와 생산능력의 저하를 의미하며, 이는 성장동력의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여성의 출산 기피에다 결혼 연령의 고령화 등으로 인해 전체 인구가 줄어들면서 성장동력인구의 감소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우리나라만의 현상도 물론 아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우리의 출산율이 전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고령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이미 ‘비상사태’에 접어들었다.
통계청자료에 의하면 2003년 가임 여성 한명 당 평균 출산자녀수는 1.19명이다. 이는 미국(2.1명), 일본(1.29명), 독일(1.4명)등 대표적인 저출산국들 보다도 낮은 세계 최저수준일 뿐 아니라, 20대 여성의 미혼율도 10년마다 10% 포인트 정도씩 상승해왔다. 그 결과 우리사회는 급속하게 늙어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성장동력 인구의 감소는 노인층의 연금과 의료비용의 증가, 국가재정의 악화, 부양부담의 증가 등으로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저출산·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은 아직 미흡하다. 그렇다고 국민감정에만 호소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여성의 사회활동 및 자아욕구 증대, 가치관 변화 등으로 독신여성과 출산기피현상은 당연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장기간 경기침체의 여파로 청년실업, 불안정한 직장, 불투명한 장래 등으로 가족부양에 대한 불안감으로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젊은이들도 매우 많다.
그러나 우리사회 이면에 남아있는 뿌리 깊은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와 가족문화로 인해 결혼하면 실감하는 현실의 벽 때문에 여성들이 포기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이 존재하는 현실은 여성에게 ‘결혼은 곧 굴레’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결혼이후에도 계속적인 사회생활을 통한 자아성취와 여유 있는 생활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아이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다. 이는 현 사회가 맞벌이 하지 않고서는 생활이 어려운 경제적 현실과 여성에게 주어진 과도한 가족보호 의무와 가사책임, 엄청난 육아·사교육비, 사오정과 오륙도니 하는 조기퇴직이 만연한 불안정한 고용시장의 현실 등에 기인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결혼과 출산이후 자신의 자녀를 잘 양육할 수 없는 사회시스템과 여성에게만 집중된 양육책임으로 여성의 자아가 상실되는 현실에서 국가가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무조건 아이를 낳으라고 하는 출산의 사회적 중요성만을 강조하는 정책은 허구이며 실효성도 없다.

따라서 출산문제가 그만한 사회적 가치가 있다면 결혼할 수 있고 자녀를 출산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고, 민주적이고 양성이 평등한 가족문화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 비록 개인주의적 가치관의 확산이 시대흐름이라 할지라도 출산이 개인이 만족하고 행복추구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된다면 권유하지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결혼, 자녀 출산은 이뤄질 것이다.

이 광 래<제주관광대 사회복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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