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위치장비 학교 밖 ‘먹통’ 논란
어린이 위치장비 학교 밖 ‘먹통’ 논란
  • 박민호 기자
  • 승인 2016.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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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저학년 미아방지 차원’ 보급 시작
중계기 부족 교외 위치 확인 불가 ‘무용지물’
▲ 도교육청이 보급한 안전 따꿍이.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굣길 상황과 학교 밖 위치 확인(미아방지)을 위한 ‘안전따꿍이(마이캡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의 학교 밖 위치 확인은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도교육청은 올해 학기 초 학부모 수요조사를 거쳐, 도내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에게 ‘안전따꿍이(마이캡슐)’을 보급했다. 이를 위한 예산은 모두 1억원이 투입됐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안전 따꿍이’는 학부모의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마이스쿨, 이하 어플)을 설치·등록하면 자녀의 등·하교 알림 및 위치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도교육청은 ‘해당 단말기를 통해 학교 밖에서도 자녀의 위치를 확인해 줄 수 있어 등·하굣길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학교 밖에선 비콘(중계기) 설치 미흡 등의 이유로 아이들의 위치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근시안적인 교육당국의 정책에 대한 불만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도내 한 학부모는 “얼마 전 수업을 마친 아이가 인근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었는데, 아이의 위치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학교 내 위치만 알려주는 단말기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걸 두고 ‘전시행정’라고 부르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안전 따꿍이’는 학부모용 어플이 깔린 스마트폰이 학생 단말기의 중계기 역할을 하도록 고안된 장치”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인데, 아직 어플 이용자 수가 많지 않아 위치확인이 안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위치 추적인 안 된다는 민원이 있어 학교 인근 관공서에 비콘(중계기) 추가 설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의 설명대로라면 ‘안전 따꿍이’를 소지한 학생 근처에 있는 누군가의 스마트폰에 해당 어플이 깔려 있어야만 위치확인이 가능하고, 단말기 자체로는 위치 정보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때문에 ‘안전 따꿍이’를 통해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 및 교외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학부모들에게 활용을 적극 권장해 온 도교육청의 외침은 자칫 공허한 메아리가 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한편, 해당 단말기 업체 관계자는 “해당 단말기는 등·하교 알림기능만 할 뿐 실질적인 위치확인 기기는 아니”라며 “학교 밖 위치추적 서비스제공을 위해 중계기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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