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의 비극 우려되는 우도(牛島)
공공재의 비극 우려되는 우도(牛島)
  • 신창근
  • 승인 201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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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익 위한 무차별 개발로 몸살
섬 수용 능력내 절제된 정책 바람직

제주도 ‘섬 속의 섬’ 우도에선 많은 방문객들의 경탄이 이어진다. 이 우도는 비경만이 아니라 제주바람의 여신 ‘영등할망’의 설화도 품고 있다. 영등할망이 음력 2월1일 식솔들을 거느리고 제주섬에 와서 보름간 머물며 제주사람들에게 1년의 풍요를 위한 양분을 주고 보름 후인 15일 우도의 ‘지칠깍’을 통해 나간다고 한다.

이런 ‘신비의 섬’ 우도가 개발로 인해 비극을 맞이하고 있다. 면적 6㎢의 작은 섬에 연간 방문객 200만명과 차량 20만대가 들어가고 있다. 이제 우도의 ‘농로’들은 이제 방문객과 관광객 대상 영업 버스와 스쿠터·삼륜차·자전거로 넘쳐나며 도회지 도로를 방불케 하고 있다. 2009년 제정된 차량진입총량 조례를 7~8월 성수기엔 우도 진입차량을 하루 605대로 제한한다지만 날로 늘어나는 섬 내의 스쿠터 및 삼륜차 등 다른 교통수단에는 속수무책이다.

교통수단의 증가는 매연 등 오염뿐만 아니라 경관과 환경의 파괴를 초래하게 된다. 도로의 확장의 필요성에 따라 아담하게 형성된 밭담과 도로가 원형을 상실하고, 신작로가 된 도로는 섬의 자연과 환경을 훼손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우도만의 매력인 조용하고 한적한 여유마저 잃고 있다.

하얀 산호초 모래사장은 우도의 대표적인 명소 중 하나였다. 지금은 인근에 축조된 벽과 해안도로 옆으로 늘어선 각종 상가들은 이제는 육지의 흔한 해안관광지와 다른 분위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이젠 우도의 매력을 무엇이라고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우도의 변화하는 모습은 ‘공공재의 비극’ 사례를 연상하게 한다. 마을 사람들이 저마다 이익을 높이려고 마을공동목장에 소를 늘려 넣다보니 과도 방목으로 공동목장이 황폐화, 목장이 폐쇄되며 마을 전체가 피해를 입는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마을목장이라는 공공자원을 지키고 보존하기위한 규약이나 규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우도는, 우도라는 공동의 목장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아무런 제재 없이 자본논리로 무분별하게 개발, 종말이 비극인 황폐화로 치닫는 상황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이에 따른 손실은 우리의 공동의 몫으로 돌아오게 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제주도의 공공자원인 우도가 소수 개인들의 이익을 얻는 수단의 섬으로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현재의 우도는 제주 본섬의 무분별한 개발의 행태가 전이되는 듯하다. 이에 따른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급히 정책당국은 물론 도민들이 막아야 할 것이다.

우도의 개발은 철저하게 현지 자연환경과 조화할 수 있는 ‘최소한’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숙박시설 등의 건축행위보다 현재 주민들의 살고 있는 주거시설을 활용,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면 섬의 환경을 지키면서 현지 주민들의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교통수단 등도 자연 및 도로 환경 등 섬의 수용능력 범위 내에서 허용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도로의 관광용 차량진입은 점진적으로 제한하고 현재 운영 중인 우도 내 각종 교통수단들로 정비, 최종적으론 환경친화적인 교통수단을 노약자와 우도 주민들의 생활지원용 등으로 한정 운행할 필요가 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제주의 청정과 천혜의 깨끗한 자연 환경에서 힐링을 위해 찾고 있다. 특히 우도는 제주 본섬과는 다른 자연환경과 작은 섬마을 사람들의 색다른 생활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섬의 맛, 우도의 맛이 퇴색되지 않도록 교통수단의 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이외 마라도·가파도 등도 우도와 같은 문제들이 발생되지 않도록 섬의 자연을 보존하면서 섬의 포용할 수 있는 만큼의 관광객의 입도를 허용하는 ‘절제된’ 발전 정책 실천이 필요하다. 우도가 오늘도 해녀 삼촌의 숨비소리가 파도소리와 어우러지고, 섬집아기의 동요 속 섬의 모습이 그려지는 아름다운 섬으로 자자손손 보호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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