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많을수록 얻는 것도 풍부
토론 속 해답 찾는 공진화 기대
오늘날 학교현장은 예전에 교사중심의 직접 교수와는 달리 우리 아이들이 직접 수업에 참여함으로써, 앎을 체득하는 배움중심의 교육 패러다임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이른바, 특정 수업모형에서 벗어나 통합적인 방식으로 수시로 질문과 토론, 발표 및 칭찬 등이 공존하는 홀리스틱교육(Holistic Education) 모형의 공개수업들을 종종 참관 할 수 있다. 그래서 학교별로 교육의 이상적인 모습을 추구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으로 교육의 본질에 접근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서귀포 신시가지 혁신도시에 위치하고 있는 우리 서귀포대신중학교도 모든 교원들이 수업내실화를 위한 연찬회 과정을 거치면서 교육의 본질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모든 교사들은 수업공개와 더불어 학생중심의 수업활동을 전개하며 ‘질문이 있는 수업’ 실현을 위한 현장기획형 직무연수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교사들이 수업나눔 공동체로 구성한 ‘수눌음수업동아리’를 운영하고, 동료교사들끼리 수업장학을 통해 수업사례 나누기를 전교사들에게 확산시키고 있다. 그리고 도내에서는 최초로 2016 평화·인권연구시범학교로 지정되어서 교과통합형 수업운영을 통해 학생들에게 평화·인권의식을 함양시키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과정도 재구성했을 뿐만 아니라 2016 교육실습협력학교 운영으로 교육실습생인 예비교사들(11명)의 색다른 우수교수법도 수용하면서 공유하고 있다.
학교 내 다양한 교육활동에서 질문의 중요성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때로는 질문과 답변의 주체가 학생이고, 교사는 기획자이자 코디네이터 역할만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즉, 교사가 수업시간에 특정 주제를 제시하고 진행방법만 설명하면 학생과 교사 상호간에 질문과 토론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학생들끼리, 모둠 간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실 학생들의 질문이 많으면 많을수록 수업에서 학생들이 얻게 되는 지식과 경험은 그 만큼 풍부해질 수 있다. 이른바 ‘질문 있는 교실’은 학생의 질문에 따른 수업방식 변화와, 그 질문을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교수기법들도 포함돼야 할 것이다.
수업과정에서 학생들과 교류되는 다양한 질문 속에는 일부 교육적 의미가 낮은 질문도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질문수업은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과 궁금증을 반영토록 도와주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학생과 교사의 역동적인 수업과 상호토론을 통해 학생 스스로 앎을 체득해나가는 수업으로 순조롭게 연결되어야 한다.
특히 초등학생 및 중학교 저학년인 경우 수업내용과 일부 관련성이 낮은 단순한 질문과 대답 또는 의견들이 수없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질문자체를 제지하거나 통제하지 말고 브레인스토밍기법(Brainstorming Method)처럼 유연하게 수용하는 적극적인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처럼 말없이 조용하고 정숙한 가운데 진행되는 수업만이 좋은 수업이라 할 수는 없다. 수업시간이 마치 장터처럼 소란스럽더라도 자유로운 질문과 토론, 개성 있는 발표과정 속에 우리 아이들의 창의력은 신장되고 학업성취도도 높아질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2016학년도 슬로건인 ‘2016 제주교육은 질문입니다’도 학교 내 수업활동과 기타 교육활동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과 궁금증을 끌어내도록 교육자들과 학부모들 모두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이다. 교실 내에서 다양한 질문들과 토론과정은 앞으로 학교교육과정에서 하나의 교육모델이자 문화로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질문에 서로가 토론하고 함께 해답을 찾아가며 공진화(coevolution)가 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서로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배우는 일종의 유대인 교육방법들 중 하나인 ‘하브루타’ 방식이 우리 학교현장과 가정에 하루빨리 착근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