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문화제와 같은 듯 다른 품격
탐라문화제와 같은 듯 다른 품격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6.0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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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단오제 축제현장을 가다>
매년 남대천 일대서 개최…‘떠돌이’ 탐라제와 큰 대조
행사 볼거리·즐길거리 다양 전국 최대 풍물시장도 눈길
▲ 구좌읍민속보존회 팀이 지난 8일 남대천 단오장 내 아리마당에서 ‘메역조문’ 공연하는 모습. 사진 오수진 rainmaker@jejumaeil.net

‘천년의 축제’ 강릉 단오제와 반백년 역사 탐라문화제가 내년이면 문화 축제 교류 20주년을 맞는다. 육지 문화와 섬 문화의 상호 교류를 통해 지역 전통문화축제의 발전을 꾀하기 위한 이들의 문화교류 현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탐라문화제의 과제를 짚어본다.<편집자 주>

■구좌읍민속보존회 단오제 특별 공연

구좌읍민속보존회(회장 홍정숙)는 문화축제 교류 참가를 위해 지난 8일 남대천 단오장 내 아리마당에서 ‘메역조문’을 강릉 시민과 관광객들 앞에서 선보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메역조문(미역채취)’은 제주의 역사를 온몸으로 짊어져온 제주 해녀의 노동과정을 담은 내용으로 지난해 탐라문화제 민속예술경연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독특한 제주 방언과 특유의 추임새, 새롭게 느껴질 법한 해녀 복장 등이 제주의 신명나는 굿과 어우러지자 보는 이들을 무대로 이끌었고, 덩실덩실 어깨춤을 들썩이게 하기도 했다.

전라남도 담양에서 단오제를 보러 온 이봉자씨(70·여)는 “제주 사투리가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공연을 보고 슬픔도 기쁨도 느낄 수 있었다”며 “다른 지역 굿이나 풍물들과는 다르게 새로워서 정말 재밌었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내년이면 문화교류 20년

강릉단오제와 탐라문화제 문화교류는 각 지역의 문화를 전하기 위해 1998년 교류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사단법인 강릉단오제위원회 조규돈 위원장은 “문화예술교류는 지역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며 “다른 지역의 문화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이런 기회가 어디 있겠나”고 문화교류는 지속될 것임을 약속했다.

탐라문화제위원회는 그동안 제주도립무용단, 제주농요, 제주국악협회, 제주칠머리당영등굿 등 제주문화를 육지에 알리기 위해 힘써왔다. 강릉단오제위원회 역시 관노가면극, 강릉농악, 무속악 등을 탐라문화제에서 선보이며 지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일을 지속해왔다.

■단오제에서 배워가는 탐라문화제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열리지 못했던 강릉단오제는 올해 12개 분야 75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강릉 남대천 단오장 일대에서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선사했다.

현장에서 본 강릉단오제에서 단연 돋보였던 것은 ‘축제장’이었다. 남대천을 사이에 두고 단오문화관과 체험홍보존, 풍물시장, 먹거리촌 등 300여개에 이르는 몽골텐트 부스가 줄지어 관광객들을 반겼다. 매년 변변한 축제장을 찾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탐라문화제와는 달리 매년 같은 장소에서 축제를 열며 축제를 성장시키고 있었다.

또한 강릉단오제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풍물시장이 형성되는데, 맛있는 요리와 값싼 물건이 즐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임에도 축제장 거리에서 쓰레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점도 눈길을 끌었다.

고등학생 강지은 양(17)은 “쓰레기가 보이면 자연스럽게 버리게 되는데, 단오축제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며 “행사장이 깨끗하니 기분도 좋고 또 오고 싶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제주시관광축제추진협의회 김기범 운영위원은 “탐라문화제에서는 행사장 시설 부분이 가장 미흡하다”며 “환경시설 정비, 축제장 마련 등과 함께 탐라문화제의 통일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탐라문화제의 변화

지난해 탐라문화제 개막행사에 아이돌 그룹 ‘여자친구’가 등장하며 행사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와 신선했다는 평이 엇갈리기도 했다. 다양한 세대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새로운 시도 중 하나였지만, 전통문화축제를 표방하는 탐라문화제에 어울리지 않는 큰 변화는 논란의 중심에 서기 충분했다.

탐라문화제가 다시 한 번 변화한다. 올해부터 참신한 아이디어 발굴과 행사 운영방식의 관행 개선, 젊은 층의 참여 확대 등을 위해 프로그램 공모를 하는 등 ‘변화는 있지만 변함이 없는’ 축제를 꾀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조화롭게 담아내고, 국제문화교류를 통해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행사로 키워 나갈 것”이라며 “제주의 대표 축제를 넘어 국제적인 문화예술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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