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제주소주’ 인수 “기습인가 상생인가”
이마트 ‘제주소주’ 인수 “기습인가 상생인가”
  • 진기철 기자
  • 승인 201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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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가계약 체결 “적자 극복 향토기업으로 육성 제품 아시아 수출” 발표
‘유통공룡’ 잠재력 이용 “국내시장 충격파” 전망 속 “미미할 것”시각도

이마트가 ‘제주소주’ 인수에 나서면서 소주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마트는 제주도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제주소주’와 주식매매 가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마트는 추가 협의 및 실사 등을 거쳐 최종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앞서 제주소주는 이마트 외에 여러 기업에 인수 제의를 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소주는 2011년 자본금 25억원으로 설립됐지만 지난해 매출은 1억4000만원, 당기순손실은 32억원 규모라, 구미를 당기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런 데도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인수하는 것은 ‘청정’ 이미지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효과가 있고, 제주 물이 갖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활용해 장기적으로 물이나 음료사업의 발판으로 삼기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일단 이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제주소주가 탄탄한 향토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고, 사업초기 제주지역 인재를 선발·채용할 방침임을 밝혔다.

또 ‘제주소주’를 경쟁력 있는 2차 산업모델로 키워 제주도와의 사업적 관계 및 상품 매입의 규모를 확대해 나감과 동시에 상품과 서비스에 한류 콘텐츠를 결합, 6차 산업 모델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도 피력했다.

아울러 중국, 베트남, 몽골 등 이마트가 진출한 국가뿐 아니라 일본, 미국 등 제휴를 맺고 있는 대형 유통채널과의 OEM 등 대규모 수출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마트의 ‘제주소주’ 인수를 두고 국내·외 주류시장엔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당장 향토기업인 ‘한라산 소주’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제주소주의 생산물량이 적어 이마트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유통에도 시장점유율 증가는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4년 기준 한라산 소주가 66%, 참이슬이 32%로, 제주소주를 비롯한 기타 제조사가 나머지 2% 시장을 나눠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매장을 통한 가정 시장에서는 향후 파급력을 보일 수 있겠지만, 제주소주의 물량 수준과 물류비용 등을 고려하면 공격적으로 제품을 투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유통공룡의 전 방위 마케팅이 힘을 받으면, 향토 기업에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소주사업 만이 아닌 대기업의 사업 확장소식은 중소기업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달가운 소식만은 아니”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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