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는 오는 9월로, 읍(邑)에서 시(市)가 된지 쉰 해가 된다. 시 승격 반세기를 맞는 것이다. 100년의 절반인 50년. 대단한 연륜이자,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이다.
원래 제주시는 조선왕조 당시 제주목(牧)으로 출발하여 일제 강점기에는 제주면(面) · 제주읍(邑)으로 개칭되었고, 광복 이듬해인 1946년 8월 이후부터는 북제주군에 속한 ‘제주읍’이었다. 그리하여 1950년대만 하더라도 제주시를 목안(牧안) · 성안(城안) · 성내(城內)라고 호칭하였으며, 도내 유일한 읍이라는 점에서 그냥 약칭으로 ‘읍’이라고만 부르기도 하였다.
제주시는 북제주군 제주읍이었을 때에도 기초지방자치단체였다. 1949년 7월에 제정된 당초의 지방자치법은 시 · 읍 · 면을 지방자치단체로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1955년 9월 1일, 드디어 법적 ‘도시’로 인정받는 ‘시’가 된 것이다. 따라서 제주시의 지방자치 역사는 6년을 더 거슬러 올라가 56년이 되는 셈이다.
제주시는 제주도의 상징이다. 제주의 관문으로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교통 등 모든 분야의 중심을 이룬다. 인구 또한 제주도 전체의 과반(過半)을 차지한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29만9천4백여 명이던 제주시 인구가 금년 4월 9일, 마침내 30만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제주시는 그동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여 왔다. 특히 기초지방자치단체로서의 기능과 역할은 괄목할 만하다. 전국단위 지방자치단체 평가 수상실적만 보아도 이를 입증하고도 남는다. ‘지속가능 발전도시’ 대상(大賞)에서부터 ‘여성이 행복한 고을’ 최우수 도시에 이르기까지, 일반 행정 · 문화 · 관광 · 환경 · 도시 등 대부분의 영역에 걸쳐 전국 우위를 점하고 있다. 주택 보급률 95%, 도로 포장률은 92%이고 상수도는 100%의 공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시 승격 50주년을 맞이하는 제주시는 올해 7가지 주요 시책을 마련,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테마도시 조성을 위시하여 지역경제회생 · 평화 안전도시와 문화 휴양 관광도시 구축 · 친환경 1차산업 · 참여복지 등을 실현하고, 고품질 행정서비스를 통해 삶의 질 향상과 인간중심의 도시로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제주국제자유도시의 한 축(軸)이 될 ‘첨단과학기술단지’(제주산업정보대학 북쪽)사업을 지원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산업의 유치와 투자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주목되는 계획은 ‘따뜻한 참여복지’이다.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노인복지, 차별과 편견이 없는 장애인복지, 양성평등 사회를 위한 여성복지, 청소년의 꿈과 희망이 영그는 청소년복지가 그것이다. 물질문명의 발달과 함께 점점 각박해지는 사회현상 속에서 우선 요구되는 것이 복지사회의 건설이다. 소외(疏外)와 그늘진 곳이 없는 ‘더불어 사는 사회’ 만들기, 바로 이 일이 주민생활과 직결되는 행정을 펴는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제일 과제인 것이다.
지방자치 50여년의 역사 · 문화와 전통에 빛나는 제주시. 이제 제주시는 그 추구하는바 ‘사회복지’ 실현에 전력투구함으로써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정신적으로 편안하며, 신체적으로 건강한 고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주시가 완전한 기초자치단체가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민주행정은 원칙적으로 기초지방자치단체여야만 가능하다. 민주주의의 뿌리인 지방자치는 원래 주민자치에서 비롯된 것이기 까닭이다.
자치행정은 주민과 가장 가까이에서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행정을 말한다. 시 승격과 지방자치 시행 반세기를 맞이하는 제주시의 무궁한 번영을 기원하는 바이다.
이 용 길<제주산업정보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