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지 않으면 비극의 역사는 반복”
“기억하지 않으면 비극의 역사는 반복”
  • 한주용
  • 승인 2016.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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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위한 호국보훈의 달 6월
평화위해 자주적 안보역량 절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나라를 위해 고귀한 넋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는 달이다. 특히 오늘은 ‘현충일’이다.

시간이 흐르면 아무리 깊은 상처도 잊혀지게 마련이지만 세월이 흘러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분명히 있다. 기억하지 않으면 비극의 역사는 반드시 되풀이 된다는 금언처럼, 비극적 역사의 잘못을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족상잔의 전쟁이 있은 지 어느새 66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전쟁을 위한’ 칼과 창을 만들기 보다 ‘인류를 위한’ 호미와 쟁기를 만들고자 하는, 평화에 대한 우리의 염원과 이상은 강렬하지만 아직도 전쟁의 위협은 상존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6월은 우리에게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있다. 비록 66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북한의 남침하며 발생한 전쟁으로 이 땅은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고 말았다. 쑥대밭이 돼버린 폐허 속에서 어버이는 자식을, 자식은 어버이를 버리고 제 살 길을 찾아 뿔뿔이 헤어져야 했다. 그리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서 봉오리를 채 피우기도 전에 목숨을 잃는 광풍에 휘말린 악몽의 달이기도 하다.

그리고 강산이 6번 바뀌고도 남을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전쟁의 아픔은 진행형이다. 충혼묘지에선 청초한 소복차림의 한 여인이 묘비 앞에 꽃을 꽂고 합장하며 하염없이 우는 애처로운 모습이 보인다. 팔순도 훨씬 넘어 보이는 할머니는 어느 병사의 묘비를 얼싸안고 통곡하고 있다. 아빠는 없어도, 남편이 이루지 못한 유업을 성취시키겠다고 아무런 티 없이 학업을 마치고 생업에 정진하고 있는 유자녀와 미망인들이다.

우리가 잊어서는 안된다. 기억해야만 한다. 6.25가 언제이고, 6.25가 무엇이며 전쟁이 어떠한 것인가를 우리는 되새겨야 한다. 모든 희생이 값진 것이지만 나라를 위한 희생보다 고귀한 것은 없다고 본다.

6.25전쟁 당시 우리 제주의 젊은 용사들은 참으로 위대했다. 꺼져가던 조국의 등불은 제주인의 젊은 기상으로 지켜졌고 또 밝아졌다. 그 가운데서도 강승우 소위야 말로 가장 치열했던 백마고지 전투를 승리로 이끈 주인공이었다. 제주의 아들이었던 그는 죽어선 조국의 아들이 되었다.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고 했다. 그는 조국을 사랑했고 제주를 사랑했고 이웃을 사랑했다. 우리 모두 그 살신성인의 값진 뜻을 헤아려야 할 때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했다. 6월은 오늘의 한국이 걸어온 피땀 어린 발자취를 되짚어 보고 오늘을 넘어 미래의 새로운 도약을 향한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

역사를 통해 한나라의 흥망성쇠는 그 나라의 크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민족의 정신에 의해 결정된다는 교훈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도전정신은 우리 민족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발양했던 민족정신의 표본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마치 평화시대가 도래한 것처럼 마음의 고삐를 늦추고 국가안보를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되고 있지 않나 심히 걱정된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국가안보의식 고취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국민적 관심과 참여가 더해질 때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이 더욱 빛나고 우리 사회에서는 번영의 기운이 충만하리라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평화는 소중하다. 그러나 평화는 양보와 화해만으로 이어질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북한과 맞서고 있고, 중국·러시아·일본 등 군사 강국에 휩싸여 있다. 평화를 외친다고 평화를 지킬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총체적 안보역량 강화를 위해 더욱 힘써야 할 때다.

이번 호국보훈의 달에는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고 몸소 실천하는 기회를 가져보자.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애국선열들의 삶을 들려주거나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의 자긍심을 고취하여 애국심을 승화시키는데 더욱 힘을 기울이고 노력을 경주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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