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향기’ 전하는 음악인되고 싶어요”
“‘제주 향기’ 전하는 음악인되고 싶어요”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6.0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핀란드 국립오페라단원 제주 출신 성악가 한동훈씨
1일 카페 ‘더 핀란드’서 ‘나무’ 주제 나눔 음악회 열어
▲ 오페라 ‘투란도트’에 출연한 한동훈씨 모습.

‘제주의 향기’가 핀란드에서도 전해지길 소망하는 음악인이 있다.

동양 최초로 핀란드 국립오페라단(Finnish National Opera)에 입단하며 핀란드에서 자신만의 음악적 입지를 다지고 있는 제주출신 바리톤 한동훈씨(42)다. 31일 오랜만에 찾은 고향 제주에서 ‘나무’와 ‘꽃’을 테마로 두 번의 음악회를 여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신부가 되기 위해 신학교를 다니던 중 인생에 있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그동안 좋아했던 노래를 부르기 위해 예술인의 삶 속으로 뒤늦게 뛰어들었다.

하지만 성악 준비 6개월 만에 학력고사에서 예체능계 시험 상위 1%, 바이마르 음대 졸업 연주 과정에서도 동양인 최초로 1.0 만점을 받는 등 그는 숨겨왔던 천부적인 음악적 기량을 뽐내느라 여지 없었다.

경희대학교와 독일 바이마르 국립음대를 졸업하고, 오페라단에서 푸치니의 ‘투란도트’ 주역도 꾀 차는 등 지금은 음악 전문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지만, 그도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

힘들고,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옳은 것인지 고민했다. 그 때마다 학교 뒤뜰의 큰 나무를 보며 견뎌냈던 그는 한창 꿈을 펼치고 있는 음악새싹들에게 “세상엔 아름다운 것을 하며 살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며 선배의 용기를 전하기도 했다.

한씨는 “어른들의 잣대에 갇혀 살지 말라”며 “음악을 하려거든 용기 있게 도전하고 돈이 있든 없든 음악가로서 꿈을 갖고 열심히 준비를 한다면 모두 다 이룰 수 있다”고 자신이 ‘증인’임을 내보였다.

그가 활동 중인 핀란드 국립오페라단은 1년 동안 10여개의 작품으로 평균 100~120회의 공연을 여는 대규모 오페라다. 1400석의 객석을 보유하고 있으며, A등급 오페라인 베를린 오페라, 파리 오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향후 그의 보여줄 모습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

특히 그의 아들 한율 군(10)도 최근 어린이합창단으로 핀란드 국립오페라단에 합류하게 되면서, 동양인이 적은 오페라 무대에 부자(父子)가 함께 공연하는 모습도 기다려진다.

그는 “예술적 결과물에 ‘삶’이 묻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나의 음악엔 여전히 ‘제주의 향기’가 묻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한다”며 “관객들과 대화하고 음악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면서 핀란드나 타 지역에 ‘제주의 향기’를 전하는 음악인이 되겠다”고 전했다.

그의 나눔 음악회는 1일 오후 8시 제주 문화카페 더 핀란드(대표 김지은)에서 열리며, 운영금을 제외한 공연 수익금 전액은 사회복지법인 창암복지재단에 기부된다. (문의=064-723-6436)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