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원래 아픈 것이다”
“청춘은 원래 아픈 것이다”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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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콘서트 ‘청년 세대의 오늘과 내일’ 토론
▲ 제주포럼 세션 신문콘서트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메인게스트로 초청됐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한 시절 불투명한 미래로 상처에 얼룩진 2030 청년들에게 ‘희망고문’처럼 가슴에 스며들었던 그 말. 그 문장을 곱씹으며 청춘의 아픔을 견뎌보려 했지만 현실은 ‘삼포세대’ ‘헬조선’ ‘수저론’.

이미 청춘들은 아프기를 거부했다. 이들은 입버릇처럼 “청춘은 원래 아픈 것”이라 하는 기성세대를 비난하기 시작했고, 다른 곳에서 ‘희망’을 찾고자 한다. 이것이 이 시대 ‘청춘’이다.

25일 ‘청년 세대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토론하고 함께 공감하기 위해서 제1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세션 신문콘서트 제주 편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메인게스트로 초청됐다.

이날 신문콘서트는 어려운 집안 환경에서도 대입수석, 사법고시 수석 등의 타이틀을 얻으며 제주의 리더가 된 인간 ‘원희룡’이 이 시대 청춘들에게 조언을 하는 자리였던 만큼 그의 목소리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1981년 한국고사 최고득점자로 신문에 이름을 올린 이후부터 지금까지 항상 상위에 존재해왔던 이유였을까. 이날 ‘신문콘서트 제주’에서는 현실이라는 거대한 늪에 빠진 청년들을 위로하고 공감하는 자리였다기보다 대권 잠룡 ‘원희룡’의 행보와 여전히 청춘의 ‘아픔’은 함께 가야하는 것으로 위로를 대신해 아쉬움을 남겼다.

세션을 진행한 정강현 중앙일보 청춘리포트팀장은 “매번 행사를 진행하며 느끼는 것은 이 시대 청년들이 정부나 사회에 느끼는 ‘분노’가 상당하다는 것”이라면서 “취직, 내 집 마련 등 청년들의 현실 대부분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유력 정치인으로서 희망을 전해달라”고 원 지사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이에 원 지사는 “청춘의 아픔은 전 세계 공통이고 동서고금 마찬가지”라며 “인생에 있어 청춘의 아픔과 방황은 어쩌면 ‘특권’일 수 있다. 취직이 힘들다고 기죽고, 남들과 비교하며 수저론 이야기 하며 포기하는 것은 답답하다. 좀 더 굳셀 필요가 있지 않나”고 답했다.

이어 “2030세대에게는 일자리가 중요하다. 경제성장도 정치도 모두 일자리 중심으로 가야 하지만 1~2년에 해결될 것이 아니”라며 “우산을 씌워주면 좋겠지만, 비를 함께 맞아주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본다”고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대신했다.

이날 세션에 참가한 숙명여대 대학원생 박주희 씨는 원 지사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를 통해 “나이 서른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도피를 위해 공부한 것은 아니지만 힘이 들 때면 후회가 되기도 한다”고 응원을 부탁했다. 제주대학교 김모(25·여)학생은 “최근 지원한 회사마다 잇따라 떨어졌다. 곧 졸업이라 도태되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상황에서 조언을 듣기 위한 자리였는데 아쉽다”고 씁쓸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청년들은 불투명한 미래여도 “너는 할 수 있다”는 응원을 원했지만, 이날 향후 대선 주자로 주목 받는 정치인에게서도 끝내 ‘청춘은 아파야 한다’는 답을 듣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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