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전산시스템’ 마비…환자 등 큰 불편
병원 ‘전산시스템’ 마비…환자 등 큰 불편
  • 고상현 기자
  • 승인 2016.0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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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병원 일부 진료 중단
“원인 분석 등 조처하겠다”
▲ 25일 오전 제주한라병원의 ‘병원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진료가 중단되는 사태를 빚었다. 사진은 이후 사람이 빠져나가 텅 빈 병원 1층 로비 모습.

“직장 휴가 쓰고 겨우 왔는데 도대체 이게 뭡니까?”

25일 오후 1시15분께 제주시 연동에 있는 제주한라병원 1층 복도. 직장인 김모(43·여)씨와 몇몇 환자들이 병원 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있었다. 김씨는 “어제 병원에서 진료 받으러 오라고 해서 오늘 직장에 휴가내고 왔다”며 “3시간째 아무런 설명도 못 듣다가 방금 직접 물어서야 전산 마비로 진료를 못하겠다고 하는 게 어딨냐”고 분노를 터뜨렸다.

이날 오전 8시30분께 한라병원에서는 진료 기록을 저장·조회하는 ‘병원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이 갑자기 마비됐다. 오전 9시40분께 잠시 시스템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했으나 다시 다운되면서 오전 내내 총 24개 과목의 외래진료가 중단됐다. 이에 많은 사람이 불편을 겪었고, 이 과정에서 병원 측의 대응이 미숙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전에 진료가 예약돼 있던 양모(49)씨는 “허리가 아파서 오늘 일도 쉬면서까지 일부러 병원에 왔는데 오전부터 '전산 시스템이 먹통이 돼 진료가 힘들다’고만 얘기를 한다”며 “어떻게 해서든 미리 연락을 줘서 안내를 해주거나 병원 안에서도 추후 상황에 대해서 친절히 설명해주는 게 맞지 않냐. 방송만 몇 차례만 하면 다냐”고 했다.

또 이날은 많은 노인들이 병원을 찾았지만, 병원 측은 전산 마비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 노인들이 상황 파악에 애를 먹었다. 오전 9시부터 5시간째 약을 타려고 기다렸다는 김모업(82·여) 할머니는 “병원에서 아침에 몇 차례 안내방송으로 뭐라고 했지만 무슨 말인지 몰랐다. 지금은 약을 못 받는다고 하니깐 마냥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상황에 대해 한라병원 관계자는 “오늘처럼 전산이 완전히 마비돼 버리는 상황이 흔치 않아서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번 기회에 전문가들과 함께 시스템 마비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매뉴얼도 짜서 오늘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병원 측은 이날 오후 3시40분께 전산시스템을 복구하고 그 이후에 진료를 원하는 사람에게 진료시간에 관계없이 진료해 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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