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 주민은 그저 ‘아무나(anybodies)’가 아닙니다. 먼 훗날 오늘 우리가 한 일을 돌아볼 때, 우리와 똑같이 인간다운 삶을 살 자격이 있는 북한 주민을 위해 ‘옳은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있게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25일 제주사대부고에서 최근 남북관계 상황과 정부의 통일정책에 대해 일일 강연을 진행했다.
홍 장관은 이 자리에서 2014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북한 인권 문제가 의제로 처음 상정됐을 당시 오준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 대사가 했던 연설의 일부를 들려주며 통일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 학생들과 공감을 나눴다.
홍 장관은 “통일연구학교인 제주사대부고에서 지난해 1학년 1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통일 의식을 보면 80%가 통일에 찬성하고 그 이유로 ‘분단비용 절약’ ‘전쟁불안 해소’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을 이유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홍 장관은 그러나 “내 마음에 가장 드는 이유는 ‘한민족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라며 “어떤 거창한 필요성을 떠나 우리는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러시아 감독의 다큐 ‘태양 아래’를 인용, “영화에는 시(詩)를 떠올리라고 했더니 김일성 찬양시를 읊는 8세 소년이 나온다. 자유를 모르는 삶에 가슴이 먹먹했다”며 “통일은 남과 북, 한반도의 모든 어린이와 어른들이 자유롭게 살도록 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이어 “어떤 학생의 재기발랄한 말처럼 ‘통일을 하면 동물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거나 ‘북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 지 궁금해서’라는 등의 작은 이유도 통일의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다”며 “비록 통일이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예측이 불가능하고 두렵지만 통일에 대해 공감대를 느끼는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가 통일로 가는 디딤돌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