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流 관광지로 전락한 ‘세계자연유산’
3流 관광지로 전락한 ‘세계자연유산’
  • 제주매일
  • 승인 201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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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많은 중국은 평균 2만7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도내 사설(私設)관광지인 쌍용굴과 미천굴의 입장료 또한 1만원이다. 이에 반해 제주가 그토록 자랑하는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과 만장굴의 입장료는 고작 2000원, 한라산의 경우는 아예 무료(無料)다.

제주도의회 의원연구모임인 제주문화관광포럼이 23일 주최한 정책토론회. ‘세계자연유산 입장료 징수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에 걸맞게 이날 토론회에선 입장료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한 목소리로 터져 나왔다. 환경단체와 학계는 물론 관광업계까지 이에 가세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임종덕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해외 사례를 예로 들며 “제주 세계자연유산의 입장료는 스스로의 가치(價値)를 깎아먹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과 고승철 제주도관광협회 부회장은 “한라산과 일출봉, 만장굴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명품(名品)인데 제주도가 ‘3류 짝퉁 저가관광지’로 전락시켰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특히 한라산의 경우 30년 전 탐방객이 10만명이었는데 지금은 120만명으로 12배나 늘었다. 더 이상의 훼손(毁損)을 막기 위해서라도 유료화와 예약제를 통해 탐방인원과 코스를 분산하는 것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세계자연유산을 ‘보호지구’가 아닌 ‘싸구려 관광지’로 활용함으로써 불법 주차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자치단체가 오히려 제주관광의 질(質)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관광업계까지 나서 입장료 인상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각계의 의견에 이제 제주도가 답(答)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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