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갯녹음 확산’ 해조류 중요성 커져
재배 시작 ‘저탄소 제주’에도 기여
탄산가스에 의한 온난화는 기후뿐만 아니라 수중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바다가 산성화되면서 열대 및 아열대 해역에서는 산호가 녹아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를 갖는 해양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 제주해역의 경우는 바다 속 암반이 하얗게 변하는 갯녹음 현상이 더욱더 가속화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바다 산성화를 억제하거나 막기 위한 해양 제어기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유일한 수단으로 해조류밖에 없다고 여기고 있다.
해조류에 대한 인식은 우리나라와 일본 등 동양에서는 ‘바다의 채소’로 여기는데 반해 서양에서는 ‘바다의 잡초’의 신세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해조류가 식용뿐만 아니라 약용·공업원료 및 바이오에너지 등 다각적인 측면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해조류 재배(양식)에 대한 관심과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해조류 재배는 지금까지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이루어져왔고 최근에는 미국·캐나다 및 유럽에서도 관심을 갖고 대규모적인 재배방법에 대한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해조류는 총 753종으로 이 중 70%에 이르는 종이 제주에 자생하고 있어, 제주바다는 해조류의 보고이자 주요 생산지가 되고 있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해조류는 전부 자연에서 채취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자연해역에서의 생산량의 48%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용가치가 높고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종들이 많다.
이러한 측면에서 제주에서의 해조류는 생태적이나 경제적으로나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그러나 제주바다가 기후변화 등으로 산성화가 나타나면서 해조류의 자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일부 종은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따라서 해조류 자원을 유지하고 보다 늘리기 위해서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생산방식인 재배를 하지 않고는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제주에서는 재배에 의한 생산이 없는 실정이다.
해조류는 탄소 흡수율이 열대우림에서 흡수하는 양에 비해 5배 가량 높은 효율을 갖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만약 바다 속이 갯녹음 상태로 있어도 그 위로 해조류 재배가 이뤄진다면 해수 중으로 산소 공급이 계속되고 햇빛 차단이 가능하여 갯녹음 발생 및 확산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염되지 않고 투명한 바다일수록 해조류가 햇빛을 받아 산소를 원활하게 공급하고 탄소를 흡수하기에 생명이 넘치는 바다를 만들기 위해서는 해조류가 자랄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 상태에서 해조류가 자라는 영역은 주로 조간대에서 수심 15m이내로 아주 좁다. 바꿔 말하면 자연에만 의존한 워터 프런트 조성에는 한계가 있기에 인위적인 해조류 재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해조류 재배는 자연과는 달리 바다 수중공간을 입체적으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해조류 서식공간을 계획적으로 조성할 수가 있다. 제주바다의 청정가치를 브랜드화하기 위해서는 제주도 일원 마을어장을 해조류 재배 공간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더구나 제주는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하여 탄소 제로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과정에 있어, 해조류 재배가 해양생태계 복원 및 저탄소 녹색성장 수산업 실현을 위한 토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연구원은 내년부터 해조류 인공종묘 생산 및 해조양식 시험연구 등을 위한 준영구적 바닷속 시험포를 구축, 해조류 재배 희망 해역을 대상으로 해조류 종묘를 지속적으로 공급하여 생명이 넘치고 매력이 있는 제주바다를 가꾸어 가는데 가교역할을 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