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눔·사람·신뢰’ 21C에도 키워드
29일 개관1주년 맞아 각오 새롭게
시나브로 머리에 서리가 내려앉을 즈음부터 세월의 빠름을 느껴왔으나 지난 1년이 더욱 그러하다. 엊그제 같은 김만덕기념관 개관이 벌써 1주년이다. 김만덕기념관은 지난해 5월29일 개관이후 기념관 설립 취지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고 정상화 궤도에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부해 본다.
아직 초창기여서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지만 그야말로 도전과 나눔, 패기와 봉사로 대표되는 만덕의 정신을 온 국민에게 알리고 나누고자 노력해온 1년이었다. 자료 및 사료 확보와 전시, 나눔 정신 계승 이벤트·캠페인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다.
김만덕 기록 고서적 등 15건 158점의 유물을 구입, 김만덕과 관련한 자료수집 및 연구사업을 진행했다. 아울러 전시도 기념관의 전시실 속의 정형화된 김만덕뿐만 아니라 김만덕의 강인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김만덕의 경영철학 세미나, 나눔 정신을 실천하는 나눔캠프와 만덕봉사단, 김만덕 관련 유적지 답사와 특강, 제주도민들과 함께하는 김만덕 자선음악회 등 많은 방법으로 김만덕과 김만덕의 정신을 느끼고 알리고자 노력했다.
특히, 갑인년(1794) 흉년에 자신의 전 재산을 내놓아 제주백성들을 먹여 살렸던 김만덕의 희생과 나눔의 마음을 계승하고자 개관 이후 꾸준히 ‘사랑의 나눔쌀’ 전달식도 시작했다. ‘사랑의 나눔쌀’은 기념관 방문객 등이 김만덕의 선행에 감명을 받고 기증해준 쌀이다. 이렇게 한분 한분의 마음이 담긴 쌀을 모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고 있다. 나눔쌀 전달은 김만덕의 나눔 정신을 도민들과 함께 할 있는 행사이기에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지난 1년간 우리 기념관은 김만덕 정신 계승을 위해 전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왔으며, 이를 발판 삼아 ‘김만덕의 세계화’를 이룩해 나갈 것이다. 김만덕은 나눔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조선 최초의 여성 CEO이기도 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처럼 여러 면에서 당시 여성으로서 찾아보기 힘든 당찬 면모를 가지고 있었던 김만덕의 정신을 도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과 나누고 더 나아가 세계가 주목하도록 할 것이다.
김만덕은 1762년에 ‘물산객주’를 운영하면서 3가지 장사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첫 번째가 박리다매(薄利多賣), 두 번째 알맞은 가격으로 사고판다, 세 번째는 정직한 믿음을 판다였다. 이 원칙은 오늘날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경영철학과 궤를 같이 한다. 손익을 따지는 단순한 장사가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 서로 이익이 되고 신용으로 거래하고자 했던 김만덕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아 김만덕기념관도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믿고 보고 찾아올 수 있는 기념관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또한 김만덕이라는 이름을 브랜드화, 김만덕의 위상과 그 정신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제1종 전문박물관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지역사회 박물관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김만덕이 시대의 한계에 굽히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갔듯이 김만덕기념관도 기념관이라는 공간적인 한계를 벗어나 김만덕 브랜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가고자 한다. 그리고 김만덕이 자신의 부(富)를 제주사람들과 나눴던 것과 같이 김만덕의 브랜드를 제주의 사회 경제와 나누는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
김만덕이란 브랜드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도전·나눔·극복·용기 등 오늘날에 꼭 필요한 핵심 키워드들이 김만덕으로 대표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조선시대 속에서 삶을 살았지만 현재까지도 그 가치관과 철학을 인정받고 있는 김만덕. 이처럼 현대사회 속에서도 중요시 되고 있는 김만덕의 정신을 되새기고 계승·발전시키는데 김만덕기념관이 중심이 되어 앞장서 나갈 것이다. 여러분의 꾸준한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