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신을 알라, 일찍”
“너 자신을 알라, 일찍”
  • 강순희
  • 승인 2016.0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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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단계 따라 진로 선택
고입·대입·직장 결정 등도 수동적
발달단계별 선택 교육 부족 탓

교육 통해 자신의 한계·희망 파악
자기주도적 진로관리 능력 배양
적성 맞는 직업 ‘좋은 선택’ 기원

5월은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 날·성년의 날·부부의 날이 모여 있고 그래서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한 사람이 살아가는 단계를 기리는 날들이 거의 모여 있는 것 같다.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거쳐 학교를 다니고 어른이 되면서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기르고....

이러한 과정을 생애 발달단계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각 생애 단계마다 앞으로 나아갈 길, 즉 진로를 선택해야만 한다. 진로선택은 앞으로의 삶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생애단계별로 진로선택을 제대로 해 본 경험이 없는 것 같다.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선택한 경험은 아마도 고입원서를 쓸 때가 처음이었을 것이다. 고교 진학 뒤 계열 선택과 대학 선택, 그리고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할 때 선택을 경험했다.

이처럼 우리가 선택을 했을 때는 거의가 외부 상황이나 압력이 있을 때뿐이었다. 선택도 단순히 성적에 맞추거나 친구나 부모, 선생님의 의견에 따르는 수동적이거나 임기응변식인 경우가 많았다.

자기주도적 선택이 적었다. 그러다보니 정작 중요한 선택을 스스로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 최근 우리 젊은이들이 진로를 둘러싸고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진로선택 가운데 핵심적인 것은 직업의 선택이 아닐까 한다. 지금의 청년의 일자리 문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도 진로와 직업선택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자리가 없다고 하는데 중소기업에는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상당수의 중소기업들은 전망도 좋고 임금 등 근로조건도 양호하지만 젊은이들이 외면하고 있다.

좋은 선택을 위한 ‘훈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발달단계에 맞춰 적절한 진로선택을 위해선 초·중·고등학교를 통해 학습 능력을 키우는 것처럼 진로나 직업에 대한 인식도 어릴 적부터 발달시켜 가는 과정이 매우 중요한데 우리는 그러질 못했다.

직업심리학자 파슨스(F. Parsons)에 따르면 직업선택은 3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 첫째 단계는 자신의 특성에 대한 이해다. 자신의 흥미·적성·성격·가치관 등을 알게 되는 과정이다. 둘째 단계는 직업세계에 대한 이해로, 직업이 요구하는 특성·직업 조건·직업 전망 등 직업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이다. 셋째 단계에서는 이전 두 단계를 통합해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직업을 선택하는 합리적 과정이다. 첫 선택이 최선이 될 수는 없다. 과정들이 여러 번 반복하고,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결정에 조금씩 다가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진로발달 과정은 전 생애를 거쳐 이뤄지지만 아동기와 청소년기는 자기주도적 진로관리 능력·의사결정 능력·자아인식·자아존중감의 토대가 형성되는 결정적 시기다. 자기주도적 진로관리 능력은 인생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한 개인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이 시기에 적극적이고 다양한 경험과 활동, 지속적인 격려를 통해 이러한 능력을 발달시켜야 한다. 늦었다면, 진로 탐색기인 대학 초년기에 집중하면 된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요즘 들어 이를 도와주는 각종 검사와 프로그램들이 학교 안팎에서 많이 제공되고 있다. 스스로 뿐만 아니라 부모·선배·선생님 등의 조언도 적극 활용할 필요도 있다.

또한 직업세계에도 체계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직업에 대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경험을 많이 하는 게 좋다. 그리고 일반적인 직업정보는 가려서 들어야 한다. 통상 ‘유망직업’이라고 하더라도 평균적인 개념일 뿐이다. 자기에게 맞는 직업을 잘 찾아 거기에서 능력을 발휘하면 그것이 유망직업이 될 수 있다.

또한 텔레비전이나 언론 등에서 소개되는 정보는 어느 한 부분만을 강조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에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가 급속하게 변하고 수명이 늘어감에 따라 한 직업에서만 평생을 다할 수 없을 지도 모르고, 전직도 여러 번 해야 할 수도 있기에 열린 자세로 ‘자기주도적’ 진로와 직업 탐색에 임해 좋을 결과로 이어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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