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높은 문화도시 조성 위해 먼저 해야 할 일
품격 높은 문화도시 조성 위해 먼저 해야 할 일
  • 나의웅
  • 승인 201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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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퇴근하다 생리현상을 해소하려고 열린화장실을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 화장실 내부에는 담배연기가 자욱했고, 담배꽁초가 바닥에 짓눌러 있었고, 변기는 지저분했고, 신문지는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화장실 청소와 편의용품 비치는 매일 하고 있는데 아직도 일부 사용자들이 다음 이용자를 배려하는 공중문화 의식 결여가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필자가 2001년도 열린화장실을 지정하기 위해서 대상지를 조사하고, 점검표 등을 만들었던 일들이 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열린 화장실을 지정하게 된 계기는 우리시가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하게 됨에 따라 시민들과 국내·외관광객 등이 편리하게 생리현상을 해소코자 만들었고,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치는데 일조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경제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 28,000달러, 무역규모 1조원달러 달성 등 선진국 대열에 들어갔다지만, 선진 공중문화 의식에 걸맞은 수준까지는 갈길이 아직은 멀다.

현대의 화장실은 단순히 생리현상만 해결하는 장소가 아닌 그 지역의 문화와 가치가 깃든 일상생활의 공간으로서 그지역의 문화수준을 나타내는 척도라고 한다.

공중화장실이 생활문화의 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행정의 노력 못지않게, 이를 이용하는 관광객이나 시민들이 소중한 내집, 내 물건처럼 아끼고, 청결하게 사용하는 의식변화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공공화장실은 개인 것이 아니며,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이므로 내 집처럼 깨끗하게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화장실이 깨끗하다는 것은 다른 곳은 눈여겨보지 않아도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증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불결하다고 피하는 것만이 아름다운 삶은 아니다. 불결하지만 나의 일부였던 또 다른 나의 흔적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인간다운 모습이다.

올해 서귀포시는 품격 높은 문화도시조성을 위해 총 매진하고 있는데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소포트웨어인 시민의식 수준을 업그레이드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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