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관 가치 백안시 행정당국 이제야 나서”
전국이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선 가운데 제주도도 TF팀을 구성하는 등 유치 전쟁에 뛰어 들었다. 그러나 총사업비 450억 원의 대규모 국가사업을 유치하기 위한 제주도의 준비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9일부터 국립한국문학관 제주유치를 위해 김수열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이중환 문화관광스포츠국장, 김동윤 제주대학교 교수, 양전형 시인, 이종형 제주문학의 집 사무국장, 김현민 문화정책과장 등 문화계 관계자 8명으로 구성된 TF팀을 구성했다.
지난 10일 부지 선정 및 신청 계획 등을 논의하기 위해 첫 회의를 가진 TF팀은 오는 20일 최종점검을 거쳐 23일 최종 부지 선택 및 계획 등을 보완해 공모마감일인 25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접수 할 예정이다.
국립한국문학관은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국회의원의 발의로 문학진흥법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하면서 설립 근거가 마련됐다. 이후 전국에서는 ‘문화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인만큼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을 위해 지역의 당위성을 내세우며 유치에 총력을 쏟았다.
실제로 전남 장흥군은 국내 최초 ‘문학관광기행특구’와 장흥 지역 작가 이청준, 한승원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이 전 세계 12개국에 번역된 점, 최근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도 아버지의 집무실을 자주 찾는 점 등을 들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공모가 진행돼서야 제주문학관 건립추진위원회의 전 또는 현직 위원들을 불러 모아 부랴부랴 제주 유치의 당위성을 마련하는 제주도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문화계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문학관의 건립을 위한 여러 추진 기구가 있었지만 행정당국의 외면으로 성과를 볼 수 없었다”며 “문학관의 가치를 백안시했던 행정당국이 대규모 국가사업에 나선다고 성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한국문학관은 총사업비 450억 원, 부지면적 1만 5000㎡, 건축연면적 1만㎡ 내외의 대규모 사업으로 전시·교육, 열람, 연구·보존, 사무지원, 공영시설 등을 갖춰 2019년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