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내려와보니 인사하고 밥먹는 상견례”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을 표방하며,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한 자리를 ‘밀실 논의’로 일관,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앞서 ‘일본인 관광객 유치활성화를 위한 긴급 간담회’를 비롯해 ‘크루즈 관광 유관기관 간담회’도 비공개로 진행하며, 빈축을 산 바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제주 크루즈관광 질적 성장방안 모색을 위해 18일 오전 제주웰컴센터에서 크루즈 여행업계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제주도 해양산업과를 비롯해 제주관광공사, 제주도관광협회, 제주크루즈산업협회, 9개 여행업체가 참석했다.
특히 이날 회의가 그동안 ‘실속 논란’ 중심에 있는 크루즈관광의 실태와 문제점을 공유하고 발전 방향 및 질적 성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비공개로 진행한데다 상견례 수준에 그치면서 개선의지를 의심케 했다.
양희범 제주도 해양산업과장은 회의 공개를 요청하는 취재진의 요청에 대해 “우린 여행사 입장을 생각해서 비공개하려는 것이다. 오픈시켜도 좋은가?”라며 되물었다.
이어 “기항지 관광 프로그램 패턴이 일률적인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업체들이 희생할 수 있지 않느냐. 행정에서는 잘 못 한 것이 하나도 없다”며 여행업계에 책임을 떠넘기는 인상을 준데 이어 “이해 관계자들이 모인 만큼 오늘은 인사정도만 하고 점심 식사를 하는 상견례 수준으로 마무리 하자”고 발언, 업체들의 불만을 샀다.
또한 제주기항 크루즈 상품에 대한 수요를 이끌어 내고 있는 상당수의 여행사가 불참하거나 빠져 있어 실효를 거둘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간담회에 앞서 참석 여행사에 이날 논의될 내용에 대해 안내조차 하지 않는 등 허술하게 진행됐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A여행사 관계자는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와 오전 8시부터 3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인사하고 밥 먹는 상견례 자리였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더욱이 논의 내용조차 모르고 참석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저가관광과 마이너스 투어피 등 한국관광의 구조적인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는 여행사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