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들이 그린 그림에 대해 말해줄래요?”
무지개와 핫도그, 용을 닮은 말, 사람의 집에 있는 말, 그리고 뿔과 날개가 있는 말까지.
최근 의귀초등학교(교장 유정희)는 지난 4월 한 달 여 동안 전교생 76명이 미술 시간에 그린 말 그림을 지난 4일부터 갤러리노리(대표 김은중)에서 전시하고 있다. 9일 오전, 개성 넘치는 성격만큼이나 다양한 말 그림 솜씨를 뽐낸 4학년 어린이 17명을 만나기 위해 의귀초등학교를 방문하고 이들이 생각하는 ‘말 그림’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른의 그림과 어린이의 그림 차이는 무엇일까. 이번 전시에서 아이들은 자신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추상적이면서도 특수한 형태로 그림에 새겨 넣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시각적인 어른들의 그림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무지개가 보고 싶어 말에 날개와 무지개를 그려 넣은 승률이, 말의 ‘멋짐’을 표현하고 싶은데 상상이 안 돼 말에 꽃을 그려 넣은 지나. 광활한 대지를 누비는 멋진 장군이 되고 싶어 말 위에서 창을 든 자신을 그려 본 동원이,
어린이의 그림은 ‘무의식의 자화상’이라고 한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다양하고 재미있게 자신의 그림을 설명하는 17명의 어린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신의 마음을 말의 표면에 그려 넣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어린이들에게 특별 전시공간에서의 예술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도내 갤러리가 순수한 어린이들의 시각을 보여주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노리 이명복 큐레이터는 “지역과의 소통을 위해 갤러리를 아이들에게도 열었다”며 “자신의 아이가 전시를 열면 부모도 갤러리를 경험하게 되고, 나중에 예술가의 꿈을 갖는 아이들은 이번 기회가 경험도 되고 추억도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의귀초 4학년 학생들은 “그림을 그릴 땐 몰랐는데 갤러리에서 액자에 걸린 것을 다른 사람들이 구경하는 것을 보니 설레기도 하고 기분도 좋았다”면서 “그림 그리는 일은 정말 행복하다. 계속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목소리로 답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오는 15일까지 갤러리노리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