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 의미
어린이들에 대한 어른들의 ‘도리’
그렇지 못해 안타까운 현실
한명 한명 모두 소중한 우리 아이들
주입식 그만, 스스로 찾게 하자
AI와 차별되는 인간본성을 키우자
내일 5월5일은 94번째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날을 맞으면서 ‘대한민국 어린이헌장’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겨본다.
어린이 헌장은 ‘어린이는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한다’ ‘어린이는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 ‘어린이는 좋은 교육시설에서 개인의 능력과 소질에 따라 교육을 받아야 한다’ 등 총 11개 항으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를 위해 어쩌면 어른들이 당연히 해줘야할 ‘어린이 헌장’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의 오늘을 투영해 본다. 어른들의 다짐과 달리 아이들의 삶은 각종 위험에 노출돼 있고, 경쟁과 서열 교육 문화로 소진되고 있다.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우리 사회의 하나 된 노력과 합의가 필요하다.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닌 사회 구조 변화를 객관적으로 진단하면서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제주교육도 이러한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제주교육은 3가지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출산율’과 ‘세월호’, 그리고 ‘알파고 현상’이다.
출산율 저하로 인구 절벽 문제가 심각하다. 통계에 따르면 제주는 지난해 4월 현재 0세 출생자가 5000여명에 불과하다. 70년대에 비교하면 1/3수준이다. 당시라면 상위 30%의 아이들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현재 아이 한 명이 얼마나 소중한 지 알 수 있다. 아이들을 탈락·소진시키는 교육문화가 계속되면 제주교육 뿐만 아니라 제주사회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대기업 근속연수도 평균 10년밖에 안된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인간 100세(Human hundred) 시대’를 맞고 있다. ‘연합고사-수능-대기업 입사’로 이어지는 성장 과정이 더 이상 답이 아님을 인정할 때가 왔다.
이젠 아이들이 100세 시대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교육문화의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입시 위주의 탈락과 소진의 교육 문화가 아닌, 아이 한 명, 한 명의 꿈과 끼·가능성을 키우는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어야 한다.
‘세월호’를 통해 “가만히 있으라”의 효용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교육과 더불어 우리 사회에 부여됐다. ‘가만히 있으라’는 주입과 지시 교육 문화의 산물이다.
주입과 지시가 아닌, 아이들이 스스로 답을 찾으며 길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질문의 힘’이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제주교육은 올해를 시작하며 “제주교육은 질문이다”라는 화두를 던졌다. 아이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으면서, 자발성과 주체성, 자존감을 키우는 ‘질문이 있는 교실’을 실현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아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이 안전하고 건강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이 중요하다. 이에 제주교육은 올해 신학기를 시작하며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세웠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봉사·독서·건강·인성 등 비교과 영역을 교육 과정과 잘 어우러지도록 해 교육 본질을 충실히 구현할 것이다.
‘알파고 현상’으로 대변되는 인공지능(AI)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몇 년 후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이 어렵다. 미래의 직업이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는 걱정이 나온다. 경쟁과 서열 중심의 교육 문화로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할 수 없다.
아이들이 인공지능과 공존하고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 질문 속에서, 인공지능과 차별되는 인간 고유의 본성과 능력을 키워야 한다. 현상을 정의하는 능력, 예술적 감수성, 배려하고 협력하는 마음 등이 아이들의 삶과 함께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 문예체 동아리를 대학교처럼 활성화할 것이다. 그 곳에서 아이들은 진로·진학과 예술적 감수성, 건강 등을 스스로 키워나갈 것이다.
올해 ‘어린이날’을 맞으며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100세 시대를 꿈꾼다.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제주교육 뿐만 아닌 모든 제주 공동체의 힘이 모아지길 바란다. 그야말로 ‘단 한 명의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모든 공동체의 힘’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