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와 소주는‘보완재’
'소맥 폭탄주’인정 대체관계 없어
공정위,하이트 진로인수 조건부 승인
"맥주와 소주는 맛, 도수, 수요 형태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고 긴밀한 대체 관계도 나타나지 않는 서로 다른 시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하이트 맥주의 진로 인수를 조건부 승인한 배경으로 맥주와 소주는 서로 다른 시장이어서 두 회사의 결합이 독과점 형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제시했다
지난 5월 말 현재 맥주시장을 57.5% 점유하고 있는 하이트와 소주시장의 55.6%를 차지하고 있는 진로의 결합은 독과점을 형성하기 때문에 이들 두 회사의 관계를 독과점으로 보았을 경우 승인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맥주와 소주시장을 같은 시장으로 볼 것이냐, 다른 시장으로 볼 것이냐는 문제는 하이트가 공정위에 기업결합 사전심사를 신청할 당시부터 `대체재'와 `보완재' 논란으로 관심으로 모았다.
쇠고기와 돼지고기처럼 한 재화의 가격이 오르면 다른 재화의 수요가 늘어나는 대체재라면 동일한 시장이고 커피와 설탕처럼 한 재화의 수요가 늘면 다른 재화의 소비도 증가하는 보완재라면 다른 시장으로 구분된다.
주류업계와 주당들 사이에서는 맥주가격이 오르면 소주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대체재라는 얘기와 `폭탄주'처럼 맥주와 소주를 섞어 먹는 소비자들도 있어 보완재라는 주장이 함께 제기돼 화제를 모았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맥주와 소주는 맛, 도수, 수요 형태 등에서 차이가 있고 긴밀한 대체 관계가 없기 때문에 서로 다른 별개 시장으로 봐야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맥주의 도수 4∼5도에 불과하고 소주는 21∼25도에 달한다.
다른 나라도 알코올 도수가 다른 술은 같은 시장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은 진과 위스키도 다른 시장으로 구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