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을 신청한 도내 노인 가운데 탈락자가 속출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제주지사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제주지역에서 기초연금을 신청한 842명 중 433명이 연금수급 자격에서 탈락했다. 탈락률이 무려 51.4%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 탈락률보다 13.1%나 높은 수치다. 기초연금은 노후를 미처 대비하지 못한 노인들의 생활 안정에 도움을 주기 위한 제도다. 소득과 재산이 적은 노인에게 매달 일정액의 연금이 지급되고 있다.
기초연금 탈락률이 높아지면 문제는 노인들의 노후생활 불안전성이 증대된다는 점이다. 제주지역의 기초연금 탈락률이 높은 것은 최근 주택 등 부동산 가격 급등이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집값 등이 오르면서 도내 노인들 소득인정액이 기초연금 수급기준을 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수급 자격에서 탈락한 노인들은 기가 찰 노릇이다.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작은 규모의 집과 땅을 가졌다고 기초연금 혜택을 받지 못해서다.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남의 일이다. 투기 열풍에 남들처럼 애지중지해온 부동산을 팔수도 없는 일이다. 부동산 열풍에 애꿎은 노인들만 피해 아닌 피해를 보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제주지역 기초연금 수급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실정이다. 올해 2월 기준 도내 65세 이상 8만6000명 가운데 기초연금 수급자는 5만6000명에 그쳤다. 수급률이 64.8%로 전국 평균보다 1.4% 포인트 낮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수급률이 더 낮아질 우려도 있다.
이번 사례는 부동산 가격 급등이 서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한다는 것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부동산 값 급등이 서민들의 소소한 삶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됐다. 서민들의 ‘내 집의 마련의 꿈’ 무산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부동산 가격 급등은 분배의 정의를 왜곡시킨다.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경제성장에 비해 과도한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막아야 한다. 당국의 분발을 촉구한다.